3억 2,000만 명의 글로벌 이용자를 보유한 세계 1위 음원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한국에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핵심 기능인 ‘무료 듣기’가 제외된데다 상품 선택 옵션도 많지 않아 성공 여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게다가 국내 최대 음원 유통사인 카카오M과 협상도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다소 성급하게 서비스를 출시해 일각에서는 “과거 한국 시장 공략에 실패한 애플뮤직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2일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서비스하는 무료 듣기를 제외해 유저들의 실망이 컸다. 스포티파이의 무료 듣기는 한 음악이 끝나고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 광고를 듣는 대신 무료로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기능이다. 무료 듣기 기능은 스포티파이가 세계 1위 음원 서비스로 성장한 가장 큰 원동력이다. 스포티파이 측은 “한국 시장의 상황 및 특수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스포티파이가 무료 듣기로 발생하는 수익으로는 한국 저작권료 계약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서비스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떨어진다. 스포티파이는 온·오프라인 재생이 가능한 ‘프리미엄’과 두 명이 함께 가입할 수 있는 ‘듀오’ 두 가지 결제 방식을 내놓았다. 가격은 각각 월 1만900원, 1만6,350원이다. 이는 주요 국내 음원 서비스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음원이 부족한 점도 발목을 잡는다. 스포티파이는 지니뮤직과 일부 음원에 대한 협상을 마쳤지만 국내 최대 음원 유통사인 카카오M과의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00위권 내 음원 유통 점유율은 카카오M 37.5%, 드림어스(FLO) 15.9%, 지니뮤직 15.1% 순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뮤직도 지니뮤직과 음원 협상에 성공했지만 카카오M 섭외에 실패하며 국내 입지가 좁아졌다”며 “스포티파이도 카카오M 없이는 국내에서 자리 잡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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