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구 평균 집값이 수도권 주택 평균 시세를 앞지르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 상승이 가팔랐지만 이른바 부산의 해·수·동(해운대구·수영구·동래구)을 중심으로 한 지방 광역시 집값도 급등하면서 나타난 새로운 집값 지형이다. 조정지역 지정과 해제, 재지정을 반복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나타난 풍선효과에다 전세난, 지방광역시 구도심 재건축 이슈가 맞물린 결과다.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1월 기준 부산 수영구의 ㎡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758만9,000원을 기록해 수도권 전체 평균매매가(754만원)을 앞서고 있다. 수영구 집값이 수도권 전체 평균을 앞서는 현상은 지난해 11월 처음 발생한 이후 석달 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1년여 전까지만 해도 부산 수영구의 ㎡당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수도권보다 100만원 이상 뒤쳐졌지만 지난해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는 두달 연속 서울 금천구(750만2,000원)보다도 높다.
수영구 민락동의 센텀비스타동원 전용 109㎡는 최근 13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오는 3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광안동 광안에일린의뜰 전용 84㎡는 지난 12월 8억9,800만원에 입주권이 팔리며 사실상 고가주택(9억) 기준에 닿았다.
수영구 집값의 상승에는 규제지역 해제와 재지정을 거치면서 발생한 풍선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애초 조정대상지역이었던 부산 수영구를 지난 2019년 11월 동래구, 해운대구와 함께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이후 수도권 지역은 오히려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에 따른 풍션효과로 외지 투자가 몰리는 등 해수동 집값이치솟았다. KB기준 지난해 1년간 집값 상승률은 해운대구가 23.25%로 서울(14.12%)은 물론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오른 노원구(23.82%)와 비슷한 수준이다.부산 수영구도 16.67%로 해운대구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정부는 이에 1년만인 11월 20일 부산 해운대와 수영, 동래, 연제, 등을 김포시와 함께 조정대상지역으로 다시 지정했다. 이후 거래량은 다소 줄었으나 매도자들의 호가가 떨어지지 않으면서 시세는 높게 유지되고 있다.
수영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수요가 줄었다기 보다 11월 조정지역이 되면서 대출 규제를 받는 바람에 실수요자들이 눈치를 보고 있다"며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용 84㎡가 약 9억원대에 거래되는 한 단지 앞의 또다른 공인중개사 역시 “6월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긴 하는데 가격을 낮춰 내놓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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