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의 배당이 60% 가까이 급증했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금까지 ‘2020 사업연도’ 결산배당을 발표한 124개 상장사의 현금배당(중간배당 포함)은 총 30조2,43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들 기업의 2019년 배당금 합계(19조 334억 원)보다 11조2,100억 원(58.90%) 증가한 규모다.
배당금 규모는 크게 늘었지만, 증가분 대부분이 삼성전자(005930)의 특별 배당금이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발생한 잉여현금흐름의 절반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약속에 따라 특별 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특별 배당은 총 10조7,000억 원 규모로 이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배당금은 20조3,381억 원에 달한다. 전체 현금배당에서 삼성전자의 배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67%를 넘어섰다. 지난해 증가한 전체 배당 규모에서 삼성전자의 배당 증가분이 차지하는 비중도 95%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특별배당을 제외할 경우 배당 증가율은 3%가 채 되지 못한 셈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LG화학(051910)의 배당금 증액이 눈에 띄었다. LG화학의 작년 배당금은 전년(1,536억 원)과 비교해 약 5배 이상인 7,784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10월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분사 결정에 개인 투자자 등이 반발하자 향후 3년간 주당 최소 1만 원 이상을 현금 배당하는 등 주주 환원을 크게 강화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아울러 작년 업황 개선과 배터리 부문 흑자 전환에 힘입어 순이익이 1조 864억 원으로 188.87% 급증한 것도 배당 확대에 일조했다.
이에 달리 SK하이닉스(000660)는 순이익이 4조7,589억 원으로 136.01% 늘었지만, 배당금은 8,003억 원으로 17.00% 증가에 그쳤다. LG전자도 순이익이 2조 638억 원으로 11배 이상 불어난 데 비해 배당금은 2,169억 원으로 59.62% 늘어 배당금 증가율이 순이익에 크게 못 미쳤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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