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현대차(005380)그룹과 애플카 개발 협의를 중단한 가운데 미국·유럽·일본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도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특히 비밀 유지를 중시하는 애플이 현대차그룹의 협상 사실 공개를 문제 삼은 만큼, 다른 업체들에도 함구령을 강조하며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파트너를 최종 낙점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애플이 전기차(EV) 생산과 관련해 일본 기업을 포함한 복수의 자동차 업체에 생산을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업계의 한 간부를 인용해 “(애플이) 어디서 만들게 할지 교섭을 진행하는 단계”라며 “적어도 6개 사 정도와 교섭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간부는 “한국 업체로 결정될지는 모른다”며 애플과 현대차그룹과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닛케이는 특히 애플이 요코하마시에 마련한 연구 거점이 일본 완성차 업체나 부품 공급 업체와의 접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주목했다. 애플과 협상 중인 일본 업체로는 도요타를 비롯해 혼다·닛산·미쓰비시·마쓰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애플은 일본 완성차 업체 외에도 미국의 테슬라나 제너럴모터스(GM), 유럽 PSA 등과 접촉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애플 전문가로 꼽히는 대만 TF증권의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애플카 출시 이후 애플이 GM이나 유럽 PSA와 제휴해 후속 모델 작업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자체 전기차 출시를 위해 테슬라나 GM, 다른 전기차 업체들과의 협력을 정말로 필요로 하는지, 또 이를 얼마나 진지하게 여기고 있는지 업계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애플 내 전기차 관련 조직의 규모가 작고 초기 단계의 작업을 하고 있는 만큼 자체 애플카 출시까지 5년가량 소요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애플로서는 잠재적인 파트너를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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