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국고채 금리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외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재정 확대 압력까지 가중되면서 국채 가격 약세(금리 상승)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우리나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9bp(1bp=0.01%) 오른 연 1.001%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3년물이 연 1% 수준을 넘긴 것은 지난달 26일(연 1.007%) 이후 9거래일 만이다.
중장기물 금리 상승 폭은 더 가팔랐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5일 대비 3.1bp 오른 연 1.822%에 마감했으며 국고채 20년물은 4.5bp 상승한 연 1.980%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국고채 30년물은 4.3bp 오른 연 1.985%에 종료하며 연 2%에 육박했다. 2019년 3월 20일(연 2.003%) 이후 최고치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은 지난 주말 미국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종가 기준으로 연 1.16%까지 상승하면서 연내 고점을 기록한 영향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가 오름세를 보인 것은 경기 부양책이 통과되면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기 때문”이라며 “최근 민간 고용과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호조를 보이는 등 금리에는 비우호적인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1월 수출 증가율이 11.4%를 기록하며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금리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추가경정예산 편성 이슈가 부각되면서 적자 국채 발행 부담이 지속적으로 커져 금리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미 지난달부터 국고채 발행량 급증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국채 발행액이 지난해 12월보다 11조 2,520억 원(145.7%) 증가한 18조 9,76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채 물량 증가에 힘입어 1월 채권 발행 규모는 전월보다 19조 7,440억 원(44.3%) 늘어난 64조 2,580억 원을 기록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내적 측면에서 추경 관련 논란은 시장에서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발행에 대한 부담이 주요 투자 기관의 투자 여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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