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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도 '건기식 소분판매' 속속 가세

상담하고 개인별 맞춤 조합·구독 가능해지자 관심 높아져

'5조 시장' 구독경제 바람 타고 식품·제약사 경쟁 뜨거울듯

녹십자웰빙 상반기·필로시스헬스케어 5월중 서비스 예정


#. 평소 영양제 구매에 관심이 있던 30대 A씨는 최근 영양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서울 신촌의 한 대형 약국을 찾았다. 이 약국에는 다른 약국과 달리 입구 정면에 커다란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A씨는 키오스크를 통해 흡연, 음주, 복용중인 의약품, 식습관, 질환유무 등 약 30개의 질문에 응답했다. 설문조사가 끝나자 키오스크에는 밀크시슬, 비타민C 등 A씨에게 필요한 10가지 종류의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이 4가지 조합으로 제시됐다. 가격대는 월 3만~12만원대. 기존 방식대로라면 건기식 한 품목에 3만~6만 원이어서 부담스럽지만, 여러 제품을 다양하게 조합·소분해 약처럼 처방 받는 서비스를 이용하니 가격 부담이 크게 줄었다. A씨는 약사와 상담 후 일부 제품을 빼고 더했다. 다양한 품목의 건기식이 믹스되어 소분된 제품은 이틀 뒤 택배로 배송된다. 한 번만 상담하면 이후에는 전화로 다음 달 영양제를 추가할 수 있어 정기 구독도 가능하다.

지난 해부터 시범사업이 시작된 ‘개인 맞춤형 건기식 소분판매’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풀무원(017810) 등 일부 식품 업체가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최근에는 제약 업계도 자사 브랜드를 기반으로 판매망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기식 시장이 5조 원 규모로 성장한 만큼 각 업계별로 차별화한 서비스로 고객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녹십자웰빙(234690)은 올 상반기 중 자체 검진센터인 녹십자 아이메드 강북지점과 강남지점에서 자체 브랜드 ‘닥터피엔티’ 제품으로 건기식 소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그동안 병·의원과 온라인 몰에서만 판매했지만, 조만간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분 판매 및 구독 서비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아이메드에서 진행하는 건강검진과 연계해 검진 후 영양소 평가와 관련 제품 판매 등으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인 필로시스헬스케어(057880) 역시 사업자로 선정돼 오는 5월 이전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형마트에 자사 헬스케어 서비스 ‘스마트케어존’ 부스를 열고 간호사 한 명을 배치해 건강 상담을 하면서 건기식을 추천·판매하는 방식이다. QR코드 방식으로 소비자의 복용 이력을 저장하는 서비스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해 4월 ‘제1차 산업융합규제 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개인 맞춤형 건기식 판매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건강기능식품법에 따라 불가능했던 건기식 소분판매와 판매업장에서의 비의료적인 상담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풀무원 등 17개 업체를 규제특례 대상으로 선정하고 향후 2년간 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곳은 식품업체 풀무원이다. 풀무원은 지난 해 7월 계열사 마트인 올가홀푸드에서 건기식 추천판매를 시작했다. 이어 스타트업 모노랩스가 건기식 정보를 알리고 추천하는 서비스를 약국 등에 제공하고 있다.



식품·유통·제약 업계 등 다양한 업계가 건기식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이유는 건기식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1조6,310억 원에서 2019년 4조6,699억 원, 지난 해 4조9,805억원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 여파와 더불어 젊은 층들의 소비 습관이 ‘구독 경제’로 변화하면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기식은 전문가의 설명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컨설팅을 결합한 오프라인 서비스가 자리를 잡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건기식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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