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의 수소 연료전지 공장을 신규 설립한다. 지난해 말 발표한 ‘2025 전략’의 일환으로 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중 핵심에 해당하는 수소 연료전지 생산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수소 연료전지 공장을 추가로 설립하기 위해 부지와 규모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부지 후보들을 추려 산업통상자원부와 논의 중”이라며 “기존의 공장 생산능력(케파)이 아직 여유가 있는 만큼 충분히 검토를 한 뒤 착공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수정된 ‘2025 전략’을 발표했다. 기존에 공개했던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에 수소 연료전지 기반 사업인 수소 솔루션 사업이 더해진 것이었다. 이전의 전략이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자로의 전환이었던 반면 새로운 전략은 수소 솔루션이 추가돼 수소 사회 구현을 하겠다는 의도였다.
이를 위해 전기차전용플랫폼(E-GMP) 신차 출시와 더불어 수소 사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아울러 수소 사업 분야에 오는 2030년까지 약 7조 원을 투자하고 5만여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충주에 전기차 핵심 부품과 수소차 핵심 부품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최근 울산과 평택에도 전기차 핵심 부품 공장을 추가했다. 충주 1공장에서는 배터리를, 2공장에서는 수소 연료전지인 ‘스택’을 연간 4만 대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기존 공장이 있는 충주·평택·울산을 포함해 다른 지역까지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 새 공장의 부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연료전지 공장 설립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필두로 수소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말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해외 첫 수소 유료 전지 시스템 생산 기지를 세워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재될 수소 연료전지를 연간 6,500기씩 생산할 방침이다.
다른 계열사들도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당진 수소 공장에서 고순도 수소를 직접 생산하고 현대글로비스는 이를 수소 전용 이송 특수 차량으로 수도권 등에 있는 하이넷 수소 충전소로 가져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국내 뿐 아니라 유럽·미국·중국 등 당국과 수소 사업에 관한 논의를 다각도로 진행 중”이라며 “현대모비스의 신규 공장 설립 역시 그룹 차원에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케파를 선제적으로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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