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을 추진 중인 KT(030200)의 통신 서비스 매출이 플랫폼 사업 확대에 힘입어 9년 만에 15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호텔·카드 등 자회사 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직격으로 받아 연결 매출은 통신3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KT는 2020년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23조9,167억원, 영업이익은 2.1% 늘어난 1조1,841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연결 기준 매출 하락은 비통신 자회사들의 부진 영향이 컸다. 외국인 여행객 감소와 소비 위축 영향으로 BC카드 매출이 전년 대비 4.2% 줄었고, 호텔 매출 하락에 KT에스테이트가 전년 대비 24.9%의 매출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자회사를 제외한 통신 부문 실적은 성장세를 보였다. 별도기준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15조828억원으로 9년 만에 15조원의 벽을 넘어섰다. 특히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7.4%와 55.3% 상승한 8,782억원과 6,655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플랫폼 사업인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매출이 전년 대비 11.8%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데이터센터(IDC)와 클라우드 사업도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라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무선 분야는 5G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3% 증가한 6조9,3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5G 누적 가입자는 362만명으로 통신 3사 중 순증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KT는 올해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경쟁력과 플랫폼 산업 확대를 바탕으로 매출액 25조원에 도전할 계획이다. 김영진 KT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성장 영역인 미디어, 커머스, 금융 사업 위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재편·강화할 것”이라며 “각 대기업·중소기업에 적합한 솔루션과 플랫폼 제공을 위해 M&A(인수합병), 지분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오지현 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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