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기업 행사 등이 취소돼 인쇄물량 수주를 전혀 하지 못해 온 인쇄업체들이 이번에는 원재료인 잉크가격 인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잉크의 원료인 송진 가격 상승으로 잉크값이 오르면서 인쇄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잉크업계는 최근 인쇄업체에 잉크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잉크 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쇄업계에서는 잉크업계에 인상률, 시기 방법 등을 조정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받아 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잉크업계는 원부자재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을 하는데 코로나19로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임금이 올라간 데다 잉크 용기와 용기에 감는 테이프 가격까지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인쇄 물량 수주가 전무해 최악의 상황을 겪은 인쇄업계는 초긴장이다. 인쇄 물량 수주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잉크 값마저 오르면 일감이 들어 와도 수익성을 맞추기 어려워 폐업을 고려할 수 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가입 업체 수는 110곳이나 감소했다. 조합에 가입돼 있지 않은 영세 인쇄소공인까지 합치면 지난해 폐업한 인쇄업체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인쇄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인쇄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데 잉크 가격까지 올리면 어떻게 되느냐"며 “코로나19가 좀 진정되나 싶어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났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잉크 가격) 인상률이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작년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단가가 올라가면 올해를 버틸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인쇄조합의 추천을 받을 경우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금액을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했지만 현장서는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남수 서울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수의계약 상향) 법은 만들어 놓고 각 지자체가 시행을 하고 있지 않다"며 “시행하지도 않을 지원안이 무슨 소용이냐"고 지적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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