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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수소전기차는 정말 친환경일까…수소 에너지 생애 주기 살펴보니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를 보내고 다시 잠들 때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태양 에너지를 흠뻑 머금고 땅 속에 수백만 년 간 묻혀 있었던 화석연료가 훌륭한 에너지원이 되어주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화석 연료는 과거의 에너지인 만큼 언젠가는 고갈될 수밖에 없습니다. 화석 연료를 다 쓰고 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여러분이 꼭 알아야 할 핵심 경제 상식 총정리! 썸스‘캐치’입니다. 이번에 알아볼 주제는 바로 ‘수소 에너지’입니다. 2019년 1월, 정부는 ‘수소 경제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빅데이터, AI에 이어 수소를 3대 전략 투자 분야 중 하나로 선정한 건데요. 여기서 말하는 수소 경제란 수소를 주요 에너지로 삼는 경제 구조를 말합니다.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에서 벗어나 수소에너지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거죠. 우리나라뿐만이 아닙니다. 전 세계가 수소 경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자, 질문 들어갑니다. 왜 하필 수소일까요? 수소가 어떻게 에너지원으로 쓰인다는 걸까요? 수소가 안정적인 에너지원이 될 가능성, 얼마나 될까요?

◇ 수소가 차기 에너지원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수소. 우주 질량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는, 우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원소 중 가장 흔한 물질. 수소가 차기 에너지원으로 떠오르는 첫 번째 이유는 무궁무진함입니다. 냄새도, 맛도, 색도 없는데다 원자 중 가장 간단한 구조로 이뤄져 있어 원소번호 1번을 차지하고 있는 수소는 땅, 바다, 온갖 유기체 등 말 그대로 어디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화석 연료와 달리 고갈될 걱정도, 지역적 편중도 없죠.

게다가 수소는 친환경적입니다. 수소는 산소와의 화학 반응을 통해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데요. 에너지를 만들 때 온실 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 연료와 달리 부산물로 순수한 물만을 남깁니다. 여기에 더해 수소전기차의 경우엔 공기 정화 능력까지 갖추고 있죠.

수소는 효율도 높습니다. 수소의 질량당 에너지는 휘발유의 4배 천연 가스의 3배 수준입니다. 열과 전기를 동시에 발생시키기 때문에 잘만 이용한다면 효율이 95%까지 올라가죠.

마지막으로 수소는 대용량으로 장기간 저장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 재생에너지의 태생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죠. 태양광, 태양열,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항상성이 없어 불안정합니다.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없다보니 어떤 날은 생성되는 전기가 부족하고, 또 어떤 날은 남아서 버려지죠. 하지만 잉여 전력을 수소로 변환해 저장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남는 에너지를 보관해뒀다 언제든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이죠.



◇ 수소를 어떻게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을까?

그렇다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 가벼운 기체를 어떻게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요?

일단, 수소에 높은 압력을 가해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는 ‘수소핵융합’ 기술을 현실에 적용하는 건 지금으로선 어렵습니다. 수소핵융합은 별(항성, 태양 등)이 빛을 내는 원리이기도 한데요, 우주에서 가장 효율이 좋은 연소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아직까진 핵융합 반응속도를 조절하기도 어렵고, 안전하게 연소시키는 것도 힘듭니다.

현재 가장 활발히 쓰이는 수소 이용 방식은 수소를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방법입니다. 수소연료전지가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한 장치인데요. 연료극과 공기극, 전해질막, 촉매로 구성되어 있는 연료전지에 수소와 공기를 공급하면, 1차적으로 수소가 촉매와 만나 수소이온과 전자로 쪼개집니다. 이 중 수소이온은 막을 통과해 공기극에서 산소와 만나 물이 되고, 남은 전자는 외부 회로로 흘러가 음극에서 양극으로 움직이며 전류를 발생시킵니다.

연료전지는 응용 형태에 따라 수송용, 고정용, 휴대형으로 세분화되는데요. 이 중 수송용 연료전지가 바로 수소 에너지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수소전기차에 쓰입니다. 국내 시장은 수송용 연료전지에서 높은 산업 성숙도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현대차는 2013년 “투싼‘을 통해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한 데 이어 2018년 ”넥쏘“를 출시해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발전용에 사용되는 고정용 연료전지는 시간 당 수백 KW 이상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기존 발전 설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전기와 열을 대량 이용하는 도심에서 소규모 분산 발전이 가능하고, 송전선로도 필요 없어 송전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규모 상업용 연료전지 생산을 주도하고 있는 두산퓨얼셀과 포스코에너지 두 업체가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휴대형 연료전지 기술은 아직 미진한 상황이지만, 이후 기술 발전에 따라 전자기기, 전기 자전거, 전동 카트, 무인주행로봇 등의 분야로도 확대될 수 있습니다.



◇ 수소 에너지가 우리나라에 특히나 중요한 이유

우리나라가 수소 에너지에 특히나 더 매진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에너지 자립’을 이루기 위해섭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에너지원 해외 의존도는 무려 94.7%에 달하는데요. 우리나라는 아이러니하게도 에너지 불모지인데 반해 IT기술, 반도체, 전자제품, 철강 등 에너지 다소비기업이 국가경제를 이끄는 근간 산업입니다. 게다가 사계절이 뚜렷해 냉난방에도 많은 전력이 소모되죠. 이는 유가 변동이나 중동 전쟁 등의 비상사태 발생 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따라서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우리나라 같은 에너지 종속국에겐 기회일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보다 조금 앞서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간다면 미래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선점 할 수 있으니까요.

수소 경제를 통해 새로운 산업과 시장 창출 또한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용 없는 성장의 덫에 빠진 상태죠. 수소를 활용한 사업은 기본적으로 협력 부품 업체가 많습니다. 이는 수소 활용이 확대가 결국 협력기업의 성장과 고용 창출로 이어진다는 걸 의미하죠. 게다가 수소 경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도 새로운 사업 고용 확대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수소는 2차 에너지?

여기까지만 보면 수소는 완벽한 에너지원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수소 에너지가 완벽하기만 하다면, 어째서 세계는 아직 화석 연료를 버리지 않은 걸까요?



수소에겐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수소가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다는 점입니다. 이게 대체 뭔 소리냐고요? 석탄, 석유, 천연가스의 경우 이미 존재하는 그대로를 캐내 와 가공해 사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수소는 수소 그 자체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항상 다른 원자와 결합해 있죠. 즉, 수소는 ‘추출’, 즉 생산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자연발생적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죠. 이는 수소 에너지를 얻기 위해 에너지를 써야 한다는 뜻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수소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생산 과정에서 쓰이는 에너지 소모가 너무 많다는 거죠.



◇ 생산 방식에 따른 수소의 분류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크게 부생수소, 추출수소, 수전해 수소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부생수소는 석유화학공정이나 철강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생성되는 수소를 말하는데요. 국내에선 울산, 여수 등 석유화학단지를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부생수소는 현재 가장 저렴한 수소 생산 방식인데요. 2019년 기준으로 1kg당 단가가 2,000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름 그대로 ‘공정 후에 남는 잉여 수소’이기 때문에 생산량에 한계가 있고,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점에서 환경오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추출수소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처럼 탄소와 수소가 결합된 탄화수소에서 수소를 분리해내는 방식으로 생성된 수소를 말하는데요. 주로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의 수증기로 분해해(개질) 수소를 만듭니다. 추출수소는 가장 보편화된 수소 생산 방법으로 세계의 49%가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얻죠. 하지만 추출수소 역시 생산 과정에서 수소 1kg 당 5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점 때문에 부생수소와 함께 ‘그레이 수소’로 불리죠.

반면 수전해 수소는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으로 물을 전기 분해한 뒤 얻는 수소를 말합니다.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데다 재생에너지의 이용 확대라는 측면에서 진정한 수소 경제의 이정표죠. 그린 수소라고도 불립니다. 다만 아직까진 생산 단가가 높아 앞으로 가격을 낮추는 게 관건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소 생산은 그레이 수소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2022년까지 그린 수소인 수전해 수소까지 ‘포함해’ 생산하는 게 목표죠. 세계 수소 선진국들 또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수소 생산의 약 95%를 화석 연료를 사용해 생산하고 있거든요. 이미 기술들이 잘 발달되어 안정적으로 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생산 방식은 획기적인 기술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10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레이 수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저장하는 기술, 즉 CCS 기술을 이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의 비율이 충분히 높아져 수전해 수소가 늘어나기 전까지 과도기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건데요. CCS 기술을 이용하면 경우 대기 중 탄소 배출을 최대 85%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긴 하지만 대기 중으로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블루 수소라고 부르죠.

◇ 수소 에너지의 주기는 어떤 모습? 수소 경제, 그래서 정말 가능한 거 맞아?

수소의 생산, 그리고 연료전지를 통한 활용 외에 수소 에너지의 주기가 완성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수소를 저장하고 유통하는 과정입니다. 튜브 트레일러, 파이프라인 등 수소 운송 산업을 비롯해 수소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기 위한 탱크 개발 산업, 수소전기차를 위한 수소충전소 인프라 산업 등이 여기에 속하죠.



즉, 수소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에너지인 만큼, 수소 경제로 들어서기 위해선 모든 분야에 걸쳐 산업과 시장이 새롭게 만들어져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아직 극복해야 할 한계가 많이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은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하고 있는데요. 수소 활용 기술 부문에 비해 수소의 생산, 수송, 저장과 관련한 인프라 기술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는 상황입니다.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 일부 기술을 제외하면 아직 대부분의 분야에서 연구개발과 실증단계에 머무르고 있죠.



수소 경제, 오긴 오는 걸까요?

수소 에너지의 본질적인 한계 때문에 수소경제의 도래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뮬러는 "수소는 가솔린보다 단위무게 당 세 배나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지만, 밀도가 낮아 같은 무게를 실으려면 훨씬 더 많은 공간을 소비해야 하는데다 수소를 얻기 위해 물을 전기 분해하는 데 드는 에너지가 얻는 에너지보다 커서 결론적으로 손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 IEA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역시 세계 석유 산업 전망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40년까지 석유가 주종 에너지 역할을 할 것이며, 수요 또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죠.

하지만 한편으론 최근 몇 년간 수소경제 사회에 대한 기대감이 재부상 하면서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의 각국에서는 국가 차원의 수소경제 진입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진보했기 때문인데요. 연료전지의 출력 밀도는 20년 전보다 세 배 이상 올랐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지금은 해결할 수 없어 보이는 한계도 결국 기술의 진보로 해결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앞으로 전 세계 수소 수요가 급증해 2050년경엔 수소산업이 연간 2조5,000억 달러의 부가가치와 누적 3,000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고요.



어쩌면 아직은 수소의 미래를 점치기엔 아직 이른 걸지도 모릅니다. 수소경제에 대한 결과 달성 여부는 투자가 가시화되는 10년 후에야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죠. 하지만 언젠가 고갈될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원이 나타날 거란 사실만은 확실합니다. 인류는 나무로 불을 때던 시절을 지나, 석탄으로 증기 기관차를 움직이던 시절을 지나, 석유로 자동차를 움직이던 시절을 지나, 수소를 꿈꾸는 지금에 이르렀으니까요.

/정민수 기자 minsoojeong@sedaily.com, 이현지 기자 hyunji167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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