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패션 시장이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지만 유일하게 요가복 시장만 성장했다. 야외 활동 대신 요가나 홈트레이닝 같은 실내 활동 열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젝시믹스와 안다르가 지난해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면서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이어가고 있고,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물론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구호’까지 뛰어들면서 요가복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337930)이 전개하는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가 단일 브랜드로 지난해 매출 1,094억 원, 영업이익 108억 원을 달성하며 론칭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가수 제시를 홍보 모델로 발탁하고, 자사몰을 통한 판매 방식을 통해 기타 수수료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인 효과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젝시믹스를 포함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지난해 매출은 1,3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패션업계가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을 겪었지만 소비자직접판매(D2C) 방식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빠른 신상품 출시 주기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인 결과 전년 대비 2배 성장이라는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쟁 업체로 꼽히는 안다르 역시 설립 첫 해인 지난 2015년 매출이 10억 원에 불과했지만 2019년 매출 721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매출 1,000억 원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젝시믹스와 안다르를 중심으로 국내 요가복 시장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요가복으로 대표되는 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지난 2009년 5,000억 원에서 2016년 1조5,000억 원, 지난해 3조 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레깅스 단일 품목의 연평균 성장률은 4.9%에 달한다. 국내 전체 의류 시장 규모가 2019년 28조4,600억 원에서 지난해 17조2,400억 원으로 약 4.3%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요가복 기업들은 최근 해외로도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젝시믹스는 지난 2019년 10월 일본 법인을 설립하며 일본 시장에 진출한 젝시믹스는 지난해 8월 일본 온라인 쇼핑몰인 ‘라쿠텐’에서 요가복 카테고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중국과 미국의 해외 총판과 155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도 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안다르도 지난해 9월 중국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티몰’ 국제관에 안다르 브랜드관을 오픈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또 오는 19일 일본 도쿄에 있는 쇼핑몰 이케부쿠로 파르코, 26일 키치죠지 파르코에 잇따라 팝업 스토어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안다르는 이번 팝업 스토어를 통해 일본 시장에서의 수요를 파악하고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이밖에 다른 업체들도 요가복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컨템포러리 브랜드 ‘구호(KUHO)’는 브랜드 론칭 이래 처음으로 요가복을 출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측은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옷이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 요가복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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