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미국 상장에 대한 논란에 대해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쿠팡의 미국 뉴욕 증시 상장 추진은 한국 벤처 생태계의 성장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쿠팡이 한국서 돈을 벌어 놓고 미국에 상장하는 것은 실망스럽다는 의견과 미국 시장서 더 큰 투자를 끌어올 것이라는 상반된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후자에 힘을 실은 것이다. 일부에서는 국내의 복수의결권제도 미비 등 벤처·스타트업들의 성장을 막는 규제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데 대해서는 비판도 나온다.
권 장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벤처기업 고용동향 브리핑에서 쿠팡 상장 관련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이어 "쿠팡이 한국에서 사업을 펼쳐 유니콘 기업으로 컸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할 정도로 우리 벤처 생태계가 컸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복수의결권 등 벤처기업의 의결권 보호가 빈약한 국내 제도 때문에 쿠팡이 미국 상장을 택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전 세계에서 복수의결권 관련 제도가 너무나 천차만별이라 정답은 없다"라며 "복수의결권이 있다고 해서 상장이 편하게 되고, 없다고 상장이 안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이어 "복수의결권은 그 나라에 가장 맞는 방식을 취사선택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고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디테일이 중요하다"라며 "벤처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는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고용시장이 얼어 붙었음에도 지난해 국내 벤처기업은 고용을 5만 명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장 많이 인력을 채용한 곳은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였다. 컬리는 지난해 말 기준 1,048명을 고용해 1년 전보다 688명(191.1%) 증가했다.
국내 벤처기업 고용 인원은 72만4,138명으로 1년 전보다 7.9%(5만2,905명) 증가했다. 지난해 고용 증가 인원을 업종별로 보면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가 2만1,185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유통·서비스(9,066명), 바이오·의료(4,942명), 전기·기계·장비(4,754명), 화학·소재(3,623명) 등의 순이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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