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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DB캐피탈, 회사채 성공적 데뷔…3대 1 경쟁률에 금리 3%p나 낮춰

300억 원 모집에 910억 원 몰려...공모채 데뷔 '흥행'

발행금리 1.8% 결정.. 동일 신용도 대비 3%포인트 낮아





DB캐피탈이 공모 회사채 시장 데뷔에 성공했다. 'BBB'로 다소 낮은 신용도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자본적정성과 DB금융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돋보이면서 하이일드 채권 중 위험이 적은 물건을 담으려는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렸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B캐피탈은 3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이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91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자금이 넘치면서 발행 금리는 희망 금리(2.9~3.4%) 대비 1%포인트 이상 낮은 1.8%로 결정됐다. 회사는 5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DB캐피탈이 공모 채권 시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캐피탈사나 카드사 등 여전사들은 일괄신고제도를 활용해 수요예측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1년 내 발행 실적이 필수다. 특히 여전채의 경우 유동성 거래 프리미엄이 투자 수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도 발행하는 회사의 경우 수요 확보가 만만치 않다.

주관사인 키움증권은 하이일드 펀드가 설정된 모든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NDR(기업설명회)을 진행했다. BBB등급임에도 양호한 자본적정성과 유사시 DB금융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DB캐피탈의 레버리지배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은 3.4배로 캐피탈사 평균 7.3배 대비 크게 낮다. 기존 건설기계 대출, 산업기계 리스, 개인사업자 담보 대출 취급을 줄이고 부동산 담보대출에 집중하면서 연체율도 5년 새 6.6%에서 1.6%로 낮아졌다. IB업계 관계자는 "DB금융그룹 내 소형 여전사로 유사시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높다"며 "같은 등급의 회사채와 비교해봤을때 훨씬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하이일드 채권의 수요가 늘어난 환경도 수요 확보에 긍정적이었다. 연초 시장에 나온 BBB등급 회사채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유일하다. 물량을 꼭 받아가려는 기관 투자자들이 저마다 금리를 낮게 써내면서 희망 밴드보다도 1%포인트 이상 낮은 연 1.8% 금리에 투자 수요가 모였다. 전날 기준 1년6개월 만기 BBB등급 여전채의 평균 금리는 4.7%다. DB캐피탈이 동일 신용등급의 다른 여전사보다 무려 3% 낮은 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미다.

DB캐피탈은 그간 만기가 짧은 기업어음(CP)과 저축은행 등을 주요 차입처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우수한 성적으로 자금 조달 통로를 개척하면서 사채 만기를 장기화하는 등 안정적인 차입 구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연초 회사채 대비 약세를 보이던 여전채가 다시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여전채 유동성 강화방안을 내놓으면서 기존 10배던 여전사들의 레버리지비율 규제를 8배로 줄였기 때문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금리가 2019년 저점 수준까지 내려오자(=가격이 오르자) '덜 오른 것 찾자'는 투자자들이 많은 분위기"라며 "추후 금리 스프레드 축소 여력이 있는 여전채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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