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상장을 앞두고 최대 1조원가량 단기대출(브릿지론)을 받는다. 적자 상태인 쿠팡이 물류센터와 쿠팡이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방역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인데, 쿠팡은 1년 전 국내은행에 대출을 신청했지만 적자라는 이유로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쿠팡 한국법인의 모기업인 쿠팡아이엔씨(coupang, Inc)는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기 전까지 상장주관사 계열 은행을 통해 최대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의 신용대출을 추진한다. 쿠팡은 골드만삭스·알란앤컴퍼니·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JP모건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스·HSBC·도이체방크증권·USB증권·미즈호증권·크레디리요네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대출금 사용처가 명확하고, 상장 후 기업가치가 30조~50조원까지 내다보는 상황이어서 단기 대출을 받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팡은 코로나19 방역에 5,000억 원을 썼고, 쿠팡의 경쟁력인 새벽배송·당일배송을 안정적으로 이어가이 위한 통합물류시스템인 풀필먼트(Fulfillment)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이와 별개로 전국 광역시 8곳에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배달애플리케이션인 쿠팡이츠 역시 후발주자로 나선만큼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관련기사
쿠팡은 상장 관련 신고서에서 지난해 매출은 119억 7,000만 달러(약 13조 2,500억 원). 적자 규모는 적자 규모는 4억 7490만 달러(약 5,257억 원)에 달하지만 당분간 대규모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쿠팡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국내 은행에서 물류센터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다 실패했다. 쿠팡은 대구에 물류센터를 지으면서 대구은행에 대출을 신청했지만 3년 이상 적자 상태이고 건설 중인 물류센터의 담보가치도 대출금에 비해 낮아 은행 문턱을 넘을 수 없었다. 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 리스크 관리 체계상 적자가 지속되고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기업에 대출을 해주기는 어렵다”면서 “이커머스 등 미래 가치를 따져야 하는 신산업에 대한 투자나 대출은 글로벌 은행과 국내 간 시각차가 크다”고 말했다.
/임세원 조윤희 기자 wh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