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이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일부 협력 업체의 납품 거부로 생산 차질을 빚는 쌍용자동차에 대한 금융 지원을 제안했다. 이에 정 총리는 “잘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긍정적인 답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정 총리와 정 회장은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쌍용차 회생 방안과 관련해 이 같은 논의를 나눴다.
정 회장은 미국 자동차 유통 업체 HAAH오토모티브가 오는 25일께 쌍용차 인수 계약을 체결할 계획인 만큼 쌍용차 평택공장의 가동 중단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금융권의 지원 의사가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는 의견을 정 총리에게 전달했다. 정 총리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잘하고 있어 신뢰한다”며 “잘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앞서 은 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쌍용차 법정관리와 관련, "고용도 있고 하니 괜찮다면 살리는 것이 괜찮다"며 지원 의사를 밝혔다.
정 회장이 금융권의 쌍용차 지원을 촉구한 것은 쌍용차의 공장 가동 사태 장기화를 막기 위해서다. 그는 “금융 지원이 명확해지면 협력 업체들이 납품을 재개하고 평택공장도 재가동될 수 있다”며 “이는 부품 생태계의 붕괴를 막고 쌍용차의 매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지원은 매칭펀드 성격으로 쌍용차와 HAAH 간 계약이 성사된 후 지급될 가능성이 높다. 정 회장은 “마힌드라가 지분율을 낮추고 채권을 줄이는 데 동의했으며 인도 중앙은행에 허가를 요청했다”며 “이후 HAAH가 쌍용차 인수 계약을 체결한 뒤 자금을 투입하는데 여기에 산은이 매칭으로 투자 혹은 대출을 하게 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쌍용차는 HAAH와 매각 작업을 마무리짓고 다음 달 초께 법원에 P플랜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마힌드라의 감자 규모와 기존 채무보증 문제 등을 두고 협상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어 매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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