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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업계로 번진 '성과급 논란'…동학개미發 호실적 부메랑?

블라인드 게시판 시끌…회사측 설명회도

증권사 최대 실적에 보상 욕구도 커져

임협 놓고 노조 쟁의 움직임도 가시화





국내 한 대형 금융 투자 회사가 최근 블라인드 게시판에 올라온 글로 시끄럽다. 입사한 지 몇 년 안 되는 MZ 세대 직원이 쓴 성과급 관련 불만 때문이다. 요는 이렇다. “얼마 전 입사 동기가 ‘이번 성과급 때문에 소득세율 구간이 올라갔다’고 투덜댔다. 나보다 수천만 원을 더 받았다는 얘기인데 차이가 이 정도로 날 줄 몰랐다. 실적 차이는 개인의 능력 차보다 소속 사업부 영향이 큰 데 불공평하다.”

게시글이 올라오자 반응은 뜨거웠다. 호응 댓글부터, 어느 직원인지를 추정하는 글까지.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회사 측에서는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수차례 성과급 지급 기준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불합리한 부분이 있으면 개선하겠다고 다독이고 나섰다.

금융 투자 업계에서 성과급 논란은 연례행사지만 올해는 좀 다르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동학개미’ 덕에 낸 호실적으로 성과급 격차가 유례 없이 크게 벌어진 데다 ‘SK하이닉스’의 여파까지 겹쳤다.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금융 투자 업계까지 번진 것이다.

블라인드 등에서 성과급으로 가장 부러움을 사는 대상은 키움증권의 직원들이다. 회사가 7,000억 원 가까운 놀라운 순이익을 내자 직원들에게 화끈한 보상을 제시했다. 직원들은 평균적으로 지난해 기본급(연봉의 12분의 1) 기준 상반기 150%와 하반기 450%를 합쳐 600%의 성과급을 지난달 말 챙겨갔다.



그러나 좋은 실적을 내고도 성과급 소식이 감감한 회사의 경우 직원들의 불만이 크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전년 대비 21% 오른 5,769억 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당초 지난해 9월 받았어야 할 상반기 성과급조차 못 받은 상태다. 옵티머스 펀드 여파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오후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해 NH투자증권과 수탁사 하나은행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징계 여부 및 수위를 논의한다.

대신증권도 전년 대비 74% 증가한 1,642억 원의 순익을 냈으나 2019년 임금 교섭도 마무리 짓지 못해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대신증권의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지부는 최근 쟁의 찬반 투표를 거쳐 오는 22일부터 단체 행동에 나선다. 대신증권 직원들이 쟁의에 나선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대신증권 지부 관계자는 “사측이 업계 하위권 수준의 임금을 고수하면서 누적된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은 개인별 성과에 따른 특별성과급(기본급의 최대 600%) 외에 ‘경영 성과급’으로 전 직원에게 DGB금융지주 주식 100만 원어치를 지급했다. 경영 성과급밖에 받지 못한 일부 직원은 1년간 매도가 금지된 주식보다는 현금을 원한다며 블라인드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는 “증권·운용사는 성과에 따른 보상 격차가 당연시되지만 올해는 사회 분위기상 불만이 좀 더 두드러지는 듯하다”며 “특히 ‘튀는’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금투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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