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도 2030의 아파트 매수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연말 집값이 폭등한 이후 올해 1월 거래량은 크게 줄었지만 오히려 젊은 세대의 매수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거래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수자 중 30대의 비중은 39.6%에 달했다. 2019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대 이하까지 포함하면 그 비율이 44.7%로 집계되는데, 이 역시 사상 최고치다. 2030 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해 ‘패닉 바잉(공황 매수)’이 심화한 지난해 8월 처음으로 40%대를 돌파한 바 있다.
서울의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매매 거래의 절반 이상이 2030 세대의 거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이하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서구였는데, 젋은 세대의 매수 비중이 54.2%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그 뒤를 노원구(54.1%), 영등포구(52.4%), 성동구(51.0%), 구로구(50.3%), 그리고 성북구(50.0%)가 이었다.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 매매 10건 중 8건은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었다"며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매매로 전환하려는 실수요자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거래량 자체는 줄어들었다. 지난달 서울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 건수는 5,945건이었다. 전달 거래 건수(8,764건)에 비하면 32.2% 줄어들었다. 30대의 매매 건수는 3,388건에서 2,353건으로, 20대 이하도 462건에서 305건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40대도 2,316건에서 1,531건으로, 50대는 1,256건에서 889건으로, 60대는 686건에서 496건으로, 70대 이상은 391건에서 279건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30대는 부모로부터 분가할 나이대지만, 4∼5년 뒤에 아파트를 사도 될 수요자들까지 조급함과 초조감으로 선취매하는 것이 문제"라며 "특정 시기에 한꺼번에 몰리는 수요 쏠림 현상을 시기적으로 이연시켜야 부동산 시장의 안정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