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상공인에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이 회를 거듭할수록 불어나면서 ‘재정 중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최대 200만 원을 받았던 소상공인은 올 초 3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은 데 이어 선거를 앞두고 또 최대 500만~700만 원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추가경정예산안이 편성될 때마다 그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번 정부 안(案)을 보면 기획재정부는 영업 금지 업종에 해당하는 소상공인에 최대 500만 원을 4차 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필요한 예산은 약 6조 2,000억 원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최대 700만 원으로 증액되면 필요 예산은 10조 원으로 불어난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해 9월 4차 추경 때 7조 8,147억 원을 편성해 이 중 3조 3,000억 원을 소상공인 지원에 썼다. 세부적으로 보면 당시 소상공인의 86%에 해당하는 291만 명이 최대 200만 원까지 새희망자금을 지원 받았다. 소상공인 지원은 이후 지난해 말 3차에서 1인당 최대 지원금이 300만 원으로 상향되고 임차료 지원 등이 추가돼 예산 지원 규모가 5조 1,000억 원으로 늘었다. 1차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난해 2차 추경을 통해 4인 가족 최대 100만 원이 지급된 바 있다.
특히 4월 보궐선거 이후 손실보상제도가 법제화될 경우 감염병은 물론 경기 부진에 따른 문제들이 생길 때마다 소상공인 지원 요구가 쇄도할 수 있다. 일회성 지원은 진통제에 불과해 소상공인들의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긴급 재난 지원이 불가피하다면 선별 지원으로 충분한 효과가 나도록 지급하는 게 옳다고 보지만 이런 경우라도 많은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분명한 기준을 세우고 특히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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