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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맨' 구자열 "회원사 디지털 전환·新시장 진출 적극 지원"

■ 31대 무역협회장 취임

15년 만에 민간 기업인 출신

부친 故 구평회 E1 회장 이어

최초의 '父子' 무협 회장 탄생

선택과 집중·네트워크 강화 등

비전 밝히고 대정부 소통 의지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 정기총회에서 제31대 회장에 선임된 구자열(왼쪽) LS그룹 회장이 김영주 무협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무역협회장이라는 자리를 맡게 됐는데 우리나라 무역 보국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15년 만에 민간 기업에서 회장이 나왔는데 더 멋있게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

한국무역협회가 24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1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제31대 회장에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선임했다. 무역협회는 지난 19일 회장단 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구 회장을 신임 무역협회장 후보로 추대한 바 있다.

기업인 출신이 회장 자리에 오른 것은 2006년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이후 15년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관료 출신보다는 기업인이 적임이라는 재계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구 회장은 미국·싱가포르·일본 등 전 세계 무역 현장을 직접 발로 뛴 정통 상사맨 출신이다. 1978년 LG상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약 15년간 세계를 누볐다.

특히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2013년부터는 LS그룹을 내수에서 수출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해 전 세계 25개국 100여 곳에 현지 생산·판매 법인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구 회장의 한국무역협회장직 수락 배경에는 부친인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의 아버지는 5년간 무역협회장을 맡아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무협의 상징인 아셈타워를 세운 것도 구 명예회장이었다. 이날 무역협회 역사상 최초로 부자(父子) 회장이 탄생한 것에 대한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구 회장은 웃으며 “저희 집안의 영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2년 연속 역성장한 수출이 상승세로 전환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취임 일성을 통해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무역협회 회장을 맡게 돼 큰 영광”이라며 “평생을 기업 현장에서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7만여 회원사가 당면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해 우리 무역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세 가지 운영 방향도 제시했다. 첫 번째는 LS그룹 내에서도 역점을 두고 있는 ‘디지털 전환’이다. 구 회장은 무역협회가 회원사의 디지털 전환을 돕기 위한 무역 업계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지원책과 사업 모델도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두번째로 구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유망 신산업과 신흥 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협회의 사업 구조를 바꾸고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집중해 핵심 사업의 성과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국면 속에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돕고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이 글로벌 대기업과 협력하면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 회장은 “현장의 목소리에 낮은 자세로 귀 기울여 업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겠다”며 정부와의 소통 창구로 역할을 해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한국무역협회는 “구 회장이 그동안의 무역 현장 경험과 기업 경영의 경륜을 살려 코로나19로 어려운 무역 업계를 대표해 정부와의 소통 창구로서 역할을 하는 등 리더십을 발휘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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