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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디지털 원유'…이더리움의 재발견

■ 디센터의 블록체인 Now

금융 플랫폼 '디파이' 성장에

ETH 가격 올해만 121% 급등

비트코인 이어 2세대 블록체인

산업 윤활유役·투자자산으로

높은 거래 수수료는 해결 과제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金)이라면 이더리움은 원유다.’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비트코인의 그늘에 가려 있던 암호화폐 2인자 이더리움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시가총액 규모만 놓고 보면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과 격차가 있지만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대비 높은 ‘개방성’과 ‘활용성’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로 볼 때 이더리움이 이미 비트코인을 뛰어 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비트코인이 금처럼 가치 저장 수단으로만 부각될 때 이더리움은 그 안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고, 증권 등 자산을 만들고, 계약까지 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재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26일 오후 2시 빗썸 기준 이더리움 가격은 172만 원으로 올해 초 대비 121%라는 놀라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74.2% 올랐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관심이 온통 비트코인 가격에 쏠린 사이 이더리움은 2배 가까운 상승 폭을 보이며 비트코인을 압도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가 자리 잡고 있다. 디파이는 중앙의 서버나 관리자를 통하지 않고 개인과 개인이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금융 플랫폼이다. 디파이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이 바로 이더리움이다. 특정 조건 달성 시 거래를 체결하는 '스마트콘트랙트' 기능이 대표적이다. 디파이 정보 제공 사이트인 디파이펄스에 따르면 상위 70개 디파이 프로젝트 중 69개가 이더리움 기반이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은 국가 산업의 기반이 되는 ‘원유’에 비견되기도 한다. 원유가 전 세계 경제·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됐듯이 이더리움이 디파이를 포함한 블록체인 산업 발전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원유가 파생금융 상품으로 인정받는 것처럼 암호화폐로서의 이더리움 역시 대체 투자 자산으로도 인식되는 추세다.

디파이 시장은 지난해부터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20년 7월 10억 달러(약 1조 1,120억 원)에 불과했던 예치금은 올해 2월 기준 410억 달러(45조 5,920억 원)까지 불어났다. 반년 만에 4,000%나 폭증한 것이다. 디파이 수요가 늘어나면 이더리움 플랫폼을 이용하는 데 따른 일종의 수수료인 가스비를 이더리움으로 내야 한다. 이더리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한계도 있다. 높은 수수료와 확장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남두완 메이커다오 한국 대표는 "이더리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높은 수수료와 느린 속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며 "다른 블록체인과의 협업 또는 이더리움 자체의 성능 향상 등 해결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윤주 기자 daisyroh@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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