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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 햄버거·밥·빵 줄줄이 가격 인상… 애그플레이션 닥치나

지난달 신선식품 가격 9.2% ↑… 파 76.9%, 양파 60.3%

두부·콩나물·통조림도 가격 인상, 이상기후·코로나 등 영향

자급률 낮은데 국제곡물가 상승세… 밥상물가 계속 오를 듯





연초부터 외식 및 식품업계가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애그플레이션이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농산물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쌀·달걀·양파 등 주요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외식 및 식품업계도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국제 곡물가격이 지난해 3분기부터 계속 상승한 만큼 지금의 외식 및 식품 가격 인상은 신호탄일 뿐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서울경제DB


통계청의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79로 전년 대비 0.6%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0%대의 물가 상승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밥상물가 상승률은 이보다 훨씬 가파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태풍·장마 등으로 가격이 급등한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은 지난달 9.2%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지난 9월 21.5% 오른 뒤 12월까지는 4개월 연속 두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지요. 파(76.9%), 양파(60.3%), 사과(45.5%), 고춧가루(34.4%) 등의 가격 상승 폭이 가팔랐습니다. 돼지고기(18.0%), 국산쇠고기(10.0%), 달걀(15.2%) 등 축산물도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외식 및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맥도날드는 햄버거류 11종을 포함해 총 30개 품목에 대해 평균 2.8%(100~300원) 가격을 올리기로 했고 롯데리아도 버거류 13종을 비롯해 디저트류, 치킨류 등 메뉴 25종의 가격 인상(평균 1.5%)을 단행했습니다. 파리바게뜨는 660개 제품 중 14.4% 수준인 95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6%, 뚜레쥬르도 90여종 제품의 가격을 평균 9.5% 올렸습니다.

쌀값 급등에 따라 즉석밥 1위 업체 CJ제일제당은 ‘햇반’ 가격을 6~7% 올립니다. 오뚜기의 ‘오뚜기밥’ 가격은 7~9%, 동원F&B의 ‘쎈쿡’ 7종 가격은 11% 인상됐습니다. 풀무원은 지난달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10~14% 인상했고 샘표식품은 통조림 제품 12종 가격을 평균 35% 올렸습니다.





식료품 가격이 오르는 데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습니다. 달걀 가격 상승의 경우 올 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의 전국적 확산과 정부의 예방적 살처분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쌀과 양파는 지난 여름 기록적인 장마와 태풍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올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밥 수요가 증가한 점도 한 가지 요인입니다.

이에 정부는 26일 주요 농축산물 및 가공식품 가격안정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가격·수급 안정을 위한 대응전략을 논의했습니다. 달걀은 이달 말까지 4,400만개를 수입한 데 이어 다음달 2,000만개를 추가 수입하기로 했습니다. 양파 저장 물량의 조기 출하를 독려하는 한편 정부 비축쌀 37만톤도 시장에 풀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국제 곡물 가격 인상입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7일 발표한 세계 식량 가격지수(2014~2016년 평균치=100)는 지난달 113.3으로 전달보다 4.3% 올랐습니다. 8개월 연속 상승에 2014년 7월(116.4) 이후 최고치입니다. 압돌레자 압바시안 FA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식량 인플레이션은 이제 현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밀, 콩, 옥수수 등 곡물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급률은 밀 0.7%, 콩 26.7%, 옥수수 3.5% 수준입니다. 밀 가격이 오르면 국내 식품업계의 라면·빵·과자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죠. 대두와 옥수수 등 사료로 쓰이는 곡물 가격이 오르면 돼지고기 등 육류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곡물가격 상승이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국내 소재식품·사료 업체들의 원재료 투입단가는 올해 1분기 본격적으로 상승하고 2분기에 굉장히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부는 밀·콩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농가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단기적인 해법은 아닙니다. 밥상물가 상승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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