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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쿠팡 상장, 국내 스타트업의 새로운 가능성 보여줘

김경준 딜로이트건설팅 부회장




쿠팡이 초미의 관심이다. 온라인 쇼핑의 신생기업으로 ‘로켓 배송’을 앞세운 급성장으로 유통업계에 지각변동을 몰고왔지만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며 생존 여부에 대한 논란도 많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 뉴욕 증권시장 상장추진을 발표하고 유력지 월스트리트 저널이 시가총액을 최대 55조원으로 예상하면서 국면이 반전되었다. 단기적으로 상장규모와 시가총액에 관심이 집중되지만 장기적 측면의 시사점을 2가지로 생각해 본다. 이는 글로벌 유통산업 판도변화에 우리나라를 기반으로 성장한 K-Commerce가 도전장을 내는 동시에 국내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효과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대형 유통기업들은 지지부진했다. 1990년대 초반 대형 할인점이 등장하자 미국의 월마트, 프랑스의 까르푸가 진출하였지만 결국 철수하였다.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추며 경험을 축적하고 시장방어에 성공한 국내 유통기업들은 이후 해외 진출을 활발하게 추진했다. 그러나 주요 시장으로 상정했던 중국에서 자리잡지 못하였고 여타 시장에서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오프라인 사업모델에 기반하여 해외 진출을 진행하는 와중에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되는 유통산업의 구조변화가 주요한 요인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미국의 아마존과 중국의 알리바바가 세계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글로벌 유통산업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아마존은 미국을 비롯해 인접한 캐나다와 유럽의 영국, 독일, 프랑스에서 1위이다. 아시아의 주요시장인 일본과 인도에서도 선두를 달린다. 중국을 평정한 알리바바는 동남아의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전세계 주요시장을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양분해 가는 상황에서 두 회사의 존재감이 크지 않은 우리나라는 오히려 예외적이다. 국내 유통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진입장벽이 되고 있지만 향후 상황은 유동적이다.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유통산업 특성상 국내 시장을 계속 방어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의 상장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여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시장을 방어하면서 향후 해외시장 진출 여력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 경쟁이 극심한 국내 유통시장에 스타트업으로 신규 진입하여 현재의 입지를 확보한 내공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의 국내 유통기업들에게도 쿠팡의 향후 행보에 대응하면서 축적한 경험은 국내외 사업 확장과 디지털 전환에도 중요한 역량이 된다. 과거 오프라인 유통시대에 국내시장은 지켜냈지만 해외시장 진출은 한계를 보인 상황에서 쿠팡이 촉발하는 온라인 K-Commerce는 또다른 글로벌 K브랜드로 발전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향후 예상되는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국내시장 협공에 K-Commerce를 지키면서 적절한 시기에 해외시장을 확대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다음으로 쿠팡의 상장은 국내의 스타트업들에게 본보기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현재 유통을 비롯하여 의료, 교육,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고 있다. 최근의 디지털 전환 추세에서 정책적 지원 및 민간투자가 실행되고 있으나 국내적 여건의 한계도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쿠팡이 미국 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된다면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은 자명하다. 또한 국내 스타트업들도 미래 사업과 잠재 투자자의 개념을 국내의 범주를 벗어나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된다. 이는 디지털 사업의 특성상 실질적으로 국경은 무의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재화의 수출과 수입은 쉽지 않았지만 오늘날 그러한 경계는 희미해졌다. 평범한 일반인들이 집에서 미국의 서버에서 송출한 스트리밍 서비스로 영화를 보며 SNS에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린다. 전세계 어디서나 창의적 아이디어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플랫폼 경제에서 국경으로 사업자의 정체성을 구별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쿠팡의 상장 추진과 관련하여 시가총액 등 단편적 호기심 차원을 넘어서 주목할 관전 포인트는 글로벌 유통산업에 대한 K-Commerce의 도전과 국내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가능성의 확장이라고 본다.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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