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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금융일반
'부동산 가두리에 당했어요'···논란의 실거래 신고 [집슐랭]

'등기일 기준' '계약일 기준' 각각 다른 주장

무주택자는 더 늦춰야, 유주택은 더 당겨라

국토부는 "계약일 당일 신고 시스템 검토"

서울 한 중개업소 게시판에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게시물이 붙어있다./서울경제DB




‘자전거래’ 등 실거래 신고 시스템의 허점을 노린 시장교란 행위가 증가하면서 실거래 신고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같은 사안을 두고 무주택자들은 ‘더 늦추더라도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유주택자들은 ‘실거래 신고 기한을 더 당겨야 한다’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무주택자는 “등기 기준” 유주택자는 “계약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실거래가 당일 신고가 아니라 등기 접수일에 실거래가를 공개하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계약 당일 실거래가 신고를 하게 되면 오히려 신고된 실거래가가 부동산 카페나 유튜브를 통해 바로바로 생중계되면서 가격을 더 상승시킬 것”이라며 “실거래가 신고는 지금처럼 하거나 기간을 단축해 15일 이내 하도록 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 접수일에 실거래가 공개를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여당에서도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시점을 등기신청일부터 30일 이내로 하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현재 ‘계약 후 30일 이내’인 부동산 거래 신고 기준을 등기신청일로 바꾸는 내용이다.

이와 반대로 실거래 신고 기준을 지금처럼 계약일 기준으로 하되, 신고 기한을 더욱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기한을 일주일 이내로 축소시켜 달라’는 글이 올라와 2,8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신고기간 한 달이라는 것을 악용하는 분들이 많다”며 “매도·매수자가 체감하는 실거래가가 투명하고 빠르게 노출되지 않고, 시장에 대한 잘못된 신호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기간 줄이면 ‘자전거래’, 늘리면 ‘가두리’>

시장에서 실거래가 신고 기준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이 맞서는 것은 각각의 처한 상황에 따라 이익이 침해되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무주택자는 ‘자전거래’를, 유주택자들은 일부 공인중개업소들의 ‘가두리 영업’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와 무주택자들이 가장 큰 시장교란 행위로 지적하는 것이 ‘자전거래’ 문제다. 실제 거래 의사가 없으면서 높은 가격에 실거래 신고를 한 뒤 이를 슬쩍 취소하는 식으로 시장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1년 간 신고가 거래로 신고했다가 계약을 취소한 사례는 3,700여건에 달한다. 계약을 기준으로 할 경우 고의적인 계약 해제에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등기일 기준으로 바꿔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신 이 경우 계약 이후 잔금처리 및 등기 시한 등을 감안하면 실거래가가 2~3개월 가량 늦어질 수 있다.

반면 유주택자와 투자 수요 등은 시장 흐름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계약일 기준은 그대로 두되 기한을 더욱 단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현행 30일 기한을 악용해 일부 지역에서 공인중개업소들이 거래 활성화를 위해 고가 거래는 의도적으로 신고를 늦게 하고, ‘급매’는 곧바로 신고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내 공인중개업소들이 특정 가격으로 매매를 유도하는 이른바 ‘가두리 영업’ 피해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일단 ‘계약일 기준’으로 신고 기한을 앞당기되 교란행위 방지 장치를 보완하는 개선책을 검토하고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 업무보고에서 “실거래가 신고를 계약 당일에 공인중개사 입회 하에 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실거래 신고 기준 변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제기되는 요구가 다른 것은 결국 ‘신뢰도’냐 ‘신속성’이냐의 문제”라며 “현 신고 기한을 유지하되 계약금이 지불되는 근거 서류를 첨부하는 등 신뢰도를 개선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방향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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