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1년 전보다 10% 넘게 늘었다. 정부의 총량 규제에 묶인 신용 대출이 주춤한 대신 주택담보대출이 15개월 만에 최대로 늘어난 결과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3조 7,967억 원 늘어난 678조 1,704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하면 10.6% 증가한 규모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올 1월에도 10.3% 늘었다. 가계 빚 증가세가 가팔랐던 2015~2016년 이후 가계대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주담대가 505조 1,51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 급증한 게 주요 원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신규 집단 대출이 제한되고 부동산 매매 건수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주담대가 늘어난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 외에는 설명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전세가가 급등하면서 이들 은행의 전세 대출(은행 계정)도 한 달 새 2조 원 넘게 늘어 108조 7,667억 원을 기록했다.
고삐가 묶인 가계 신용 대출(135조 1,843억 원)은 한 달 새 556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매달 2조~4조원 안팎으로 폭증한 데 이어 올 1월에도 1조 6,000억 원 가까이 늘어난 데 비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정부 방침에 따라 은행들이 신용 대출 총량 규제에 들어간데다 시장금리 상승, 주식시장 조정 등으로 ‘빚투’ 열기가 잦아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빈난새 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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