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 하나인 CJ ENM(035760)의 ‘티빙(TVING)’이 네이버의 회원제 서비스 ‘네이버플러스’와 손을 잡았다.
올해 한국 콘텐츠 제작에만 5,54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넷플릭스와 연내 서비스 개시를 앞둔 디즈니+(플러스) 등 외산 OTT의 공세에 맞서 국내 OTT 업계의 합종연횡이 가속화하고 있다.
티빙과 네이버는 4일 네이버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콘텐츠 혜택에 티빙 무제한 이용권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250만 명에 달하는 네이버플러스 회원들은 티빙을 따로 구독하지 않아도 7만여개의 방송사 주문형비디오(VOD)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월 4,900원의 이용료를 내면 네이버쇼핑 결제금액 최대 5%를 페이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상품이다.
이날 새로 선보인 상품은 네이버와 티빙이 윈윈하기 위한 전략이다. 네이버는 영상 콘텐츠를 티빙에서 조달받아 고객들에게 공급함으로써 고객 잔존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티빙은 콘텐츠 유통 창구를 네이버라는 거대 플랫폼으로 확장하면서 매출 확대가 가능하다.
다만 티빙은 기존 회원을 유지·확장하기 위해 네이버플러스에 제공하는 동영상의 화질과 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아울러 향후 3년간 4,000억 원을 투입해 제작하기로 한 오리지널 시리즈는 티빙에서만 서비스하고 네이버플러스에는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이번 서비스 연동을 통해 티빙은 가입자 확보에 속도를 붙이고, 네이버는 멤버십 회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여고추리반’을 시작으로 올해 약 20개의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티빙 회원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 포트폴리오도 지속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네이버와 CJ(001040) 처럼 OTT 업계가 필요에 따라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하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SK텔레콤(017670)의 웨이브(Wavve)는 지상파 3사와 손을 잡았고, 글로벌 생태계 확대를 위해 NBC유니버셜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가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SKT텔레콤이 아마존과의 e커머스 협력을 ‘아마존 프라임’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왓챠는 지난 해 오프라인 영화업계 1위 사업자인 CJ CGV(079160)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티빙은 JTBC와 네이버 외에 추가 파트너도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OTT 업계가 합종연횡에 나서는 것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까지 국내 시장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티빙과 웨이브, 왓챠 등 국내 3대 OTT가 한국OTT협의회를 발족시키고 망 사용료 분쟁, 음악 저작권 문제 등에 공동 대응키로 했다. 이상원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한국도 가구당 평균 2.8개의 OTT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는 미국처럼 복수 구독이 트렌드화 하고 있다”며 “방송 VOD나 웹드라마를 비롯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조달해 경쟁 OTT가 갖고 있지 않은 독보적인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오지현 기자 ohj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