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리츠운용이 올해 정식 출범을 앞두고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리츠운용은 SK그룹 내 자산 유동화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되레 이 부분이 제약 요소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리츠운용의 인력은 현재 11명이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서 요구하는 전문 인력 5명 이상의 문턱은 넘었으나 수 조 원대로 예상되는 SK그룹 내 자산을 다루는 운용사로서는 부족하다. 6,8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NH리츠운용은 23명이 상주한다. 특히 SK리츠운용은 지주사 산하인 만큼 자산운용 전문 인력은 물론 백오피스(비영업 부서) 인원도 필수다. NH리츠보다는 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SK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와 시행사 등 관련 업계 안팎으로 실무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예상과 달리 미지근한 분위기에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도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가 지난해 12월부터 리츠운용 대표이사 자리와 실무 직원들 대거 채용에 나섰으나 실제 자리를 옮긴 인력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대기업 산하의 조직인 만큼 같은 부동산 자산을 취급하더라도 일반적인 운용사와는 차이가 있다고 바라본다. 무엇보다도 인수하는 물건의 성격이 다르다. 펀드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부동산이나 리츠운용사들은 서울·수도권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매물들을 대부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SK리츠운용은 계열회사들이 보유한 부동산이 주요 운용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리츠운용사의 운용역은 “실무진들은 대부분 다양한 자산들을 검토하면서 실적을 쌓아가기를 원하는데 SK그룹은 인하우스(그룹 내) 자산의 비중이 클 것으로 보여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유동화 구조 특성상 큰 운용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점도 한계다. 대부분 리츠를 통한 자산 유동화는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하고 임차하는 이른바 세일 앤드 리스백 구조로 이뤄진다. 리츠의 주요 수입원은 임대료 수익이다. 리츠의 운용 실적이 좋다면 그만큼 계열회사에 임대료를 많이 받았다는 얘기가 된다. 수익에 따른 인센티브제도 역시 일반 자산운용 업계와 다를 가능성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산하다 보니 아무리 부동산 회사라 해도 다른 계열회사들과 인센티브 제도가 비슷할 수밖에 없다”며 “일반적으로 수익의 5 대 5를 나누는 자산운용 업계와 크게 다른 만큼 실적이 좋은 운용역들은 기업으로 옮길 유인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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