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이 네이버의 종속회사 라인과 일본 최대 검색 포털 ‘야후재팬’이 손잡고 지난 1일 출범시킨 Z홀딩스의 주식을 한 주 새 50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Z홀딩스는 단숨에 국내 투자자의 주간 해외 주식 순매수 4위에 올랐다. Z홀딩스가 상반기 중 스마트스토어 출시를 통해 일본 온라인커머스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어서 국내 투자자들의 베팅이 성공을 거둘지 관심이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한 주간 일본 도쿄거래소에 상장된 Z홀딩스 주식을 4,064만 달러(약 46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로 전체 해외 주식 중 테슬라와 팔란티어, 유니티에 이어 4위다. 이 기간 해외 주식 순매수 50위 중 미국 외 국가의 주식은 Z홀딩스가 유일했다.
상대적으로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적은 일본 주식 중에는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Z홀딩스의 지난주 순매수액은 같은 기간 일본 전체 주식 순매수의 83%에 달했고 순매수액 2위를 차지한 게임·콘텐츠 업체 ‘가도카와드왕고’의 10배에 달했다.
국내 투자자가 Z홀딩스를 사들인 배경은 합병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다. Z홀딩스는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Z홀딩스와 네이버의 종속회사 라인이 합병해 1일 재출범했다. 야후재팬은 일본 최대 검색 포털이며 라인은 일본 1위 국민 메신저이다. 국내로 치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합병한 셈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Z홀딩스는 일본 내 포털 1위와 모바일 메신저 1위라는 강력한 플랫폼이 됐다”며 “양사의 시너지는 커지고 경쟁은 줄며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Z홀딩스가 시너지를 내겠다고 밝힌 △온라인커머스 △로컬 △핀테크 △공공 서비스 중에서도 특히 온라인커머스 시장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Z홀딩스는 1일 출범과 함께 상반기 중 홀딩스를 통해 일본에서도 스마트스토어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야후재팬의 검색 경쟁력에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기술 및 노하우가 접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시장에서의 스마트스토어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온라인커머스가 이제 개화 단계라는 점도 Z홀딩스의 성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인사이더와 신한금융투자 등에 따르면 일본 온라인커머스 시장 침투율은 8% 미만으로 중국(44.8%)과 한국(21.4%)은 물론 영토가 넓은 미국(14.4%)보다도 크게 낙후된 수준이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금 중시 문화와 독특한 택배 시스템 등이 일본의 온라인커머스 확산을 막아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일본인의 온라인 쇼핑에 대한 인식과 시스템이 변화되고 있다”며 “국내 투자자들은 온라인커머스 경험을 국내 현지 투자자들보다 한발 앞선 투자 아이디어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합병 발표 직전 주당 500엔 수준이던 Z홀딩스의 주가는 합병 완료 당일인 1일에는 주당 669엔으로 장을 마쳤으나 이후 아시아 증시 전반의 약세로 이날은 주당 602엔에 장을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Z홀딩스가 본격 출범함에 따라 Z홀딩스의 지주회사 A홀딩스의 지분 50%를 보유한 네이버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목표 주가를 51만 원에서 56만 원으로, NH투자증권은 목표가를 45만 원에서 55만 원으로 높였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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