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 ‘빅2’인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수주 낭보를 전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부진했던 조선업계가 묵은 녹을 털고 순항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라이베리아, 오세아니아, 유럽 소재 선사들과 총 8,350억원 규모의 선박 8척을 수주했다고 9일 밝혔다. 선종별로 1만5,9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4척), 9만1000m³급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2척), 4만m³급 중형 LPG 운반선(1척), 5만t급 PC선(1척)이 포함됐다. 이번에 수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길이 364m, 너비 51m, 높이 30m로,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2년 하반기부터 선주사에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같은날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총 7,942억원 규모의 1만5,000TEU급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연료추진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2024년 1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조선업계가 연초부터 수주 랠리를 이어가는 것은 세계 경기회복 기대감과 탈탄소 정책 및 환경규제 대응 목적의 선박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운 시황도 힘을 더하고 있다. 전 세계 컨테이너선의 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지난 1월 15일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이후 최고치인 2,885포인트를 기록했으며, 지난달 26일 기준 2,775포인트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876포인트 대비 3배 수준으로 올랐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운임 상승과 물동량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주 문의가 활발히 이어지는 등 조선 시황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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