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대학 입시 필수과목인 국어·영어·수학의 사교육 지출은 전년 수준을 지속하며 ‘무풍지대’로 남았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8만 9,000원으로 전년 대비 10.1% 감소했다.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도 7.9%포인트 줄어든 66.5%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교육비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사교육비는 되레 늘었고 국·영·수를 중심으로 한 일반 교과 사교육비도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고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8만 8,000원으로 1년 전보다 5.9% 늘었다. 초등학생(22만 1,000원·23.7%↓)과 중학생(32만 8,000원·3.4%↓)의 사교육비가 감소한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대학 진학에 영향을 많이 주는 국·영·수 등 일반 교과 분야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3.0% 줄어든 23만 원을 기록했다. 학생 1인당 영어와 수학에 매달 9만 원을 각각 지출했고 국어(2만 4,000원)와 사회·과학(1만 3,000원) 부문 지출은 각각 3.4%, 0.5%씩 늘었다. 또 현재 사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의 일반 교과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4.4% 상승한 월 43만 6,000원을 기록해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가정일수록 관련 지출을 늘렸다.
반면 음악과 미술 등 예체능 부문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30.1% 감소한 5만 8,000원을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예체능 사교육비 감소폭이 컸는데 모여서 활동을 하는 특성상 코로나19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구 소득과 지역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는 여전했다. 월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는 학생 1인당 50만 4,000원을, 월 소득 200만 원 미만 가구는 학생 1인당 9만9 ,000원을 각각 사교육비로 지출했다. 사교육 참여율 또한 월 소득 800만 원 이상인 가구 학생은 80.1%에 달했지만 200만 원 미만 가구 학생은 39.9%에 머물렀다. 지역별로는 서울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43만 3,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중소도시(28만 2,000원), 광역시(27만 9,000원), 읍·면 지역(18만 4,000원) 순이었다.
/세종=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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