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 스타트업 '그린실캐피털'이 8일(현지 시간)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비전펀드를 통해 그린실에 15억 달러(약 1조 7,100억 원)를 투자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그린실은 이날 영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파산보호는 한국의 기업회생절차와 비슷한 제도로 법원에서 승인되면 정부 관리 하에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
그린실은 자금줄이 막히면서 파산 수순을 밟게 됐다. 앞서 크레디트스위스 등 주요 투자가들은 그린실에 대한 투자를 동결하거나 철회했다. 그린실이 운용하는 자산에 걸린 보험 계약이 해지되면서 자산 가치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해서다. 지난 2011년 설립된 그린실은 기업들의 물품 대금 지급이 필요할 때 단기 자금을 융통해주는 대출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닛케이는 “자금줄이 막힌 가운데 영국 철강 업계의 거물인 산지브 굽타가 이끄는 GFG얼라이언스가 그린실에 빌렸던 대출 상환을 거부해 사태가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린실의 파산으로 소프트뱅크는 대규모 손실을 볼 처지가 됐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를 통해 총 15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소프트뱅크는 그린실의 사업 매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회계법인인 그랜트손턴이 그린실의 지식재산과 기술 플랫폼을 6,000만 달러에 매각하기로 미국 자산운영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와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태라고 전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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