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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연금도 투자상품으로 변신해야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담당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담당




국회에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 옵션)’ 도입 논의가 한창이다. 디폴트 옵션이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는 경우(가입할 상품을 지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진 상품으로 운용되게 하는 제도다. 노후를 위해 적극적으로 운용돼야 할 퇴직연금이 다양한 사유로 운용되지 않거나 저금리 상품으로 운용됨으로써 충분한 연금 자산을 만들지 못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의 퇴직연금으로 대표되는 401k도 근로자 대부분이 상품 선택에 대한 어려움과 귀찮음으로 인해 정기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안정적인 상품으로만 운용하려 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높을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운용수익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연금 자산의 실질 가치를 지키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러한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2006년 디폴트 옵션이 도입됐고 이는 미국 내 연금 자산이 본격적으로 투자로의 시프트(패러다임 전환)가 이뤄진 계기가 됐다.

국내 퇴직연금의 상황도 2006년 이전의 미국 401k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을 제외하더라도 DC형 퇴직연금조차 대부분 원리금 보장형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기예금 금리가 1% 수준인 상황에 무관심이 더해져 노후를 위해 충분히 수익을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퇴직연금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이다. 저금리 시대에 연금 자산의 적정한 수익률 확보를 위해 국내 디폴트 옵션 도입은 필요해 보인다.



물론 금융 투자 상품은 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 손실의 위험이 존재한다. 하지만 투자는 장기 투자, 적립식, 분산투자의 세 가지 원칙을 꾸준히 지킬 경우 성공 확률을 높이고 원금 손실 확률을 낮출 수 있다. 퇴직연금은 제도적으로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 특히 DC형은 정기적으로 퇴직연금이 계좌로 납부되는 적립식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에 최적화된 자금이라고 할 수 있다. DC형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는 것 자체로 두 가지 원칙(장기 투자, 적립식)은 충족되는 것이니 분산투자 상품만 잘 선택하면 투자에 성공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미국의 디폴트 옵션은 네 가지 상품(TDF·Balanced Fund·Cash Balance·Managed Account) 중 선택할 수 있으며 가장 선호되는 상품은 타깃데이트펀드(TDF)다. 401k를 도입한 기업의 85% 이상이 TDF를 디폴트 옵션으로 선택하고 있다. 국내에 도입된 지 4년여 정도밖에 안됐지만 5조 원대 규모로 급성장하고 있는 연금에 특화된 상품이다. 미국의 초대형 운용사 티로프라이스의 TDF 시리즈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익률 8% 수준으로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TDF가 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으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디폴트 옵션이 도입되기를 희망해본다.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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