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온몸이 뒤틀리는 ‘근긴장이상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찾아냈다. 사경증이라고도 불리는 이 질병은 몸의 일부나 전신에서 근육 수축이 일어나 뒤틀림을 유발한다. 이 약물은 근육 통증 등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다양한 운동 질환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연구팀은 근긴장이상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인 ‘볼리난세린(MDL100907)’을 발굴, 자체 설립한 신약 개발사인 뉴트로브를 통해 임상 연구를 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볼리난세린은 수면 장애 치료제나 조현병 치료제 등으로 임상 시험이 이뤄진 적이 있으나 약물로 시판된 적은 없다.
근긴장이상증은 발병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고 효과적인 치료 약물도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보톡스 주사로 해당 근육의 신경 신호를 차단하거나 뇌를 전기로 자극하는 뇌 심부 전기 자극 수술 등이 시도돼왔다. 하지만 보톡스는 국소 부위에만 적용할 수 있고 뇌 수술은 위험 부담이 따른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근긴장이상증 환자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상이 심해진다는 데 주목했다. 근긴장이상증 동물 모델 실험에서 스트레스를 유도하면 뇌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되는 것을 확인했다. 늘어난 세로토닌은 세로토닌을 받아들이는 단백질(수용체) ‘5HT2A’와 결합해 소뇌 신경을 흥분시켜 근긴장이상증을 유발한다.
김 교수는 “볼리난세린은 5HT2A 수용체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며 “임상 3상까지 진행돼 안전성이 검증, 이른 시일 내 상용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온라인에 실렸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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