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인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혁신)을 위해 가장 집중적으로 투자할 분야로 인공지능(AI)을 지목했다.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IoT)이 뒤를 이었다. 투자 방식의 경우 과거에는 내부 역량·부서 강화를 선호했다면 이제는 파트너십·조인트벤처(JV)나 인수합병(M&A)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EY한영의 전략 특화 컨설팅 조직 EY-파르테논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대응 방식 설문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EY-파르테논은 지난달 기업 CEO와 임원들을 초청해 개최한 ‘EY한영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총 286명이 응했다.
‘향후 2년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가장 집중적으로 투자할 분야’(중복 응답)를 묻는 질문에 79%의 응답자가 AI를 지목해 압도적 1위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52.1%가 클라우드, 32.5%가 IoT를 선택했다.
EY-파르테논 글로벌이 동일한 질문을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CEO 등 경영인 1,001명에게 질의한 결과는 IoT(66.8%)에 대한 선택이 가장 많았고 AI는 64.1%, 클라우드가 60.8%를 각각 차지했다.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기업인들이 AI, IoT, 클라우드를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EY-파르테논은 “글로벌 기업들은 ‘언택트 시대’ 도래에 따라 IoT 분야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하면서도 AI와 클라우드와의 ‘융합과 조합’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Y-파르테논은 또 “국내외 기업 모두 AI, 클라우드, IoT를 3대 투자 분야로 지목한 것은 데이터 접근과 분석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데이터 중심 기술’을 디지털 혁신의 핵심 과제로 내다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기업들은 디지털 혁신을 실현하기 위한 투자 방식과 전략을 올해부터 전면 재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2년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실현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선택했던 투자 방식’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 67.8%는 ‘내부 역량·부서 강화’를 선택했다. 2위를 차지한 파트너십·JV를 선택한 응답자는 15.7%에 불과했고 M&A도 14.3%에 그쳤다. 그러나 ‘향후 2년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실현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선택할 투자 방식’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파트너십·JV(38.5%)에 대한 선호도가 22%포인트 이상 증가해 1위를 차지했다. 앞으로 M&A(29%)를 주요 투자 방식으로 구상하고 있다는 응답 비중도 15%포인트 뛰었다.
과거 2년간 선택했던 ‘내부 역량·부서 강화’를 앞으로도 활용할 것이라고 지목한 기업인은 26.6%에 그쳤다. 선호도가 40%포인트 넘게 감소한 것이다.
EY-파르테논은 “기업들이 그동안 ‘내부 투자’에 의존했으나, 앞으로는 외부에서 필요한 역량을 수혈하는 투자 방식으로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며 “특히 자산 규모 5조 원 이상 대기업은 M&A보다 리스크가 낮은 파트너십·JV(43%) 선호도가 평균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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