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중견 제약사인 일동제약(249420)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 시세 조종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의 수사는 일동제약이 지난 2016~2017년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며 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했는지가 쟁점인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문현철 부장검사)는 지난주 서울 서초구 일동제약 본사와 일동홀딩스(000230)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일동제약이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지주사 전환을 위해 인적·물적 분할을 하면서 오너 일가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 부양 등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있는지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동제약은 경영권 안정화를 목적으로 지난 2016년 8월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투자 사업 부문은 존속회사인 일동홀딩스가, 의약품사업 부문은 일동제약이 맡도록 기업 구조가 재편됐다.
이후 일동홀딩스는 지주회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 일동제약 주식을 일동홀딩스 주식으로 스왑하는 공개 매수를 진행했다. 지주회사가 되려면 상장 자회사의 지분율을 20% 이상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동제약·일동홀딩스 측이 일동제약의 주가가 공개매수가격보다 높아지도록 인위적으로 조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반 투자자들이 공개 매수에 대거 참여할 경우 오너 일가가 배정받는 일동홀딩스 신주 수량이 적어진다는 우려로 시세조종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개매수 과정을 거쳐 오너 일가의 일동홀딩스 지분율은 20%대에서 40%대로 높아졌다.
'아로나민 시리즈' 등 종합비타민제로 유명한 일동제약그룹은 지주회사인 일동홀딩스가 일동제약을 지배하는 구조다. 일동홀딩스는 '씨엠제이씨'라는 관계사가 최대주주로 있는데 씨엠제이씨는 오너 일가인 윤웅섭 대표와 부친인 윤원영 회장이 각각 90%와 10%의 지분을 갖고 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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