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네이드를 주목하라.”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영무(사진) 삼성화재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는 미국 인슈어테크사인 ‘레모네이드’를 벤치마킹하라고 주문했다. 저금리, 고령화 등으로 보험 업계가 위기에 빠진 가운데 미래 소비층인 MZ세대의 사랑을 받는 레모네이드가 난관 돌파의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 사장이 강조한 것은 레모네이드의 사회 기여 측면이다. 레모네이드는 가입자들의 잔여 보험금을 가입자가 원하는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입자도 단순한 보험 소비자가 아니라 사회에 이익을 환원한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가입자들의 만족도도 높아 보험 유지율 역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최 사장은 “젊은 세대는 ‘가심(心)비’를 중시해 선한 기업이면 내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착한 기업에 대해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설립된 레모네이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온라인 보험사다. 주력 상품은 주택 소유자와 임차인을 위한 보험이다. AI와 빅데이터 알고리즘, 머신러닝 기술 등을 활용해 서류 작업 없이 보험 가입이 가능하고 빠르게 피해 보상이 진행된다. 스마트폰 앱으로 90초면 보험 가입이 완료되고, 피해 보상도 빠르면 3분 만에 이뤄지는 높은 편의성으로 MZ세대를 사로잡았다.
삼성화재는 올해 중장기 전략으로 디지털·글로벌과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꼽으며 사회적 기여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ESG 경영이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국내에서도 2030년까지 모든 코스피 상장기업에 대한 ESG 공시가 의무화된다. 최근 보험 업계 사장단도 한자리에 모여 보험산업의 신뢰 제고와 지속 성장을 위한 'ESG 경영 선포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ESG 경영이 보험사의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고, 사회적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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