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국내 증시의 중국 증시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 증시는 개장전 동시호가나 장 초반에는 전일 미 증시의 영향을 절대적이지만, 중국 증시가 개장하고부터는 중국 시장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와 상해종합 지수는 상승과 하락일이 동일한데다 등락폭도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동조화’ 현상을 나타냈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증시를 코스피의 선행 지표로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88% 오른 3,013.70에 장을 마감했다. 오후 4시(국내시간) 현재 상해 증시도 전날 대비 1.9%가량 오르며 코스피 지수와 비슷한 상승 폭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와 상해 지수는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5거래일 동안 나란히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낙폭도 각각 4%, 4.4%로 엇비슷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미국 다우지수는 전날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국내 및 중국 증시와 ‘탈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중국 증시는 지난 2월 중순 최고점을 찍고 3월부터 변동성이 본격 확대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중국의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해외자산 및 중국 부동산 시장 버블 우려’와 ‘금융리스크 방지 의지’를 언급해 긴축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2일 중국 정부는 전인대에서 올해 지난 해 대비 재정 적자폭을 줄이고 유동성 공급을 축소해 6% 이상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8% 이상의 고성장을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과거와 달리 향후 5년간의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밝히지 않은 점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중국 증시 하락에 대해 “▲12월 이후 유동성(TSF)과 경기(PMI) 지표의 3개월 연속 둔화 ▲미중 금리차의 가파른 축소 및 상대 환율 역전 ▲홍콩행 강구퉁 자금의 역류 ▲고정금리 상품(WMP/위어바오)의 매력도 상승과 주식형 펀드 수급의분산 등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증권업계는 향후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우려를 키웠던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긴축이 아닌 속도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1년 중국 정부는 급진적 경기부양보다는 통화/재정정책 속도 조절을 암시하고 있다”면서 “우선 시장 예상을 깨고, 2021년 GDP성장률 목표치를 ‘6%이상’으로 설정해 보수적인 움직임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어 “재정적자율 목표치 하향조정(3.6%→3.2%) 및 지방정부 특별국채를 발행하지 않는다고 발표하면서 점진적인 유동성 조절에 들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 연구원은 상반기 중국 경기가 안정적 흐름(기저영향 및 재정집행)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3월 증시 조정은 단기에 그치고, 2분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Qing Wang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IMF는 2021년 중국 경제가 8.1% 성장하고, 글로벌경제는 5.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계속해서 글로벌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9.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부채 리스크도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 판단된다”고 전했다.
한편, IMF는 세계경제전망에서 2021년 전세계 경제 성장률을 2020년 10월에 발표한 전망치 대비 0.3%p높은 5.5%, 중국의 GDP 성장률은 8.1%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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