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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업
구광모의 '배터리 질주'...美 공격투자로 글로벌 1위 노린다

■LG에너지솔루션, 美배터리에 5년간 7조 투자

70GWh 규모 독자 생산공장 확보

투자 완료땐 140GWh로 시장 선점

바이든 '美내 제조' 정책에 부응

김종현 사장 "美 친환경 정책 공략"

신규 일자리 1만개 이상 창출 기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보에 나선 것은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기존 전망치를 수정했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30만 대인 현지 전기차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240만 대, 2030년 480만 대, 2035년 800만 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골드만삭스는 2035년 전망치를 660만 대로 전망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하며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지는 것이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미국 투자가 막히고 SK이노베이션이 영업 비밀 침해 소송에 발목 잡힌 사이 LG에너지솔루션이 속도전을 통해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LG, 美에 동시다발 건설...최소 두 군데

LG에너지솔루션은 12일 2025년까지 미국에 5조 원 이상을 투자해 70기가와트시(GWh)의 자체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기차 약 100만 대를 생산해낼 수 있는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시간주 홀랜드에서 5GWh 규모의 단독 배터리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70GWh 규모의 공장이 들어서면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내 배터리 자체 생산능력은 75GWh로 크게 확대된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선수주 후 투자 전략을 선제적 생산능력 확장 투자로 전환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반기 내에 최소 두 군데 이상을 후보지로 선정해 동시다발적으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파우치형 배터리뿐 아니라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도 미국에서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는 중국 난징공장과 국내 오창공장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에서 직접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해 늘어나는 스타트업 전기차 업체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로즈타운모터스와 프로테라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테슬라의 대항마로 꼽히는 루시드모터스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격적인 투자로 미국 현지에서 약 4,000명을 직접 고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장 건설 기간 투입 인력 6,000여 명까지 포함하면 1만 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GM과도 협력 강화...2공장 추진



LG에너지솔루션은 자체 생산 공장과는 별개로 GM과의 합작 투자도 확대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2조 7,000억 원을 투자해 내년 가동을 목표로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35GWh 규모의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테네시주에도 오하이오 공장 규모만큼의 공장을 새로 지을 계획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 내에 2공장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부지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GM은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최대 40%로 끌어올리고 이를 위해 해당 연도까지 30여 개의 글로벌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20여 개 모델이 북미에서도 판매된다. GM의 이러한 전기차 프로젝트에 LG에너지솔루션은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GM과의 두 번째 합작 공장은 2023년 이후 가동된다.

바이든 행정부 ‘Buy America’에 선제 투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서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는 것은 현지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 정책도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그린 에너지 분야에만 4년간 2조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일자리를 지키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바이 아메리카’ 정책이 LG에너지솔루션의 선제적 투자를 재촉했다. 미국산이 아닌 전기차를 미국에 판매하면 징벌세 10%가 부과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한 관계자는 “미국산 전기차의 필수 조건은 배터리 셀 현지 생산”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산업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LG에너지솔루션에는 호재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4개 분야에 대한 공급망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정책을 지렛대로 공장 부지 선정 때 세제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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