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업계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재무전문가를 경영진으로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연구개발(R&D) 중심 인력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재무 분야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외부영입을 통해 채우고 있는 것이다. 각 기업들은 기존 인력들은 본업에 충실하고, 외부에서 영입한 재무전문가들이 투자유치나 기업공개(IPO) 등의 작업을 맡도록 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초정밀 장비 제조업체 넥스턴은 최근 바이오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송명석 전 신라젠 CFO를 신규 바이오 사업 부문의 대표로 선임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넥스턴은 오는 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넥스트바이오사이언스를 변경하고 앞으로 신약·백신 연구, 암 면역치료제 개발 및 판매, 생명과학 신기술 연구기술 개발 등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송 대표는 신라젠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 사업 분야를 이끌 것”이라면서 “바이오 기업 인수 및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1위 진단키트 업체인 씨젠은 지난 달 김범준 전 KT CFO를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앞서 씨젠은 9년 간 매출을 부풀리는 등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해 과징금을 부과받은 만큼 김 부사장 영입을 통해 내부 재무시스템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씨젠 관계자는 “회사의 급격한 외형 성장에 비해 내부 시스템의 체계화 및 고도화가 부족했다”면서 “이번 영입을 통해 균형 있는 성장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다각화 및 기업공개를 위해 증권사 연구원 출신을 영입한 사례도 눈에 띈다. 지난 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랩지노믹스는 최근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을 CFO로 영입했다. 연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지니너스는 지난 해 말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바이오 분야를 담당하던 구완성 연구원을 CFO로 선임하기도 했다. 구 신임 CFO는 지니너스의 기업공개를 이끌어가는 중책을 맡았다.
바이오업계는 인재 영입을 통해 새로운 사업 확장과 기업공개 등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기회로 활용해 주머니가 두둑해진 기업들은 올해 인수합병(M&A), 신규 사업 발굴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수혜를 본 바이오 기업들은 예상치 못한 수준의 수익을 내면서 자금이 상당히 쌓여있는 상태”라며 “이 자금을 잘 투자해야 K-바이오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