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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본, 몸값 뛴 K유니콘에 뭉칫돈

무신사 기업가치 1년새 2,000억↑

中 등서 1,300억 투자 유치 성공

유저 2배이상 늘어난 당근마켓도

외국계 벤처캐피털과 협의 단계

"外資 쏠림 심화" 우려 목소리도


전자상거래업체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 성공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자 국내 대형 스타트업의 몸값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스타트업 무신사가 2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로 중국계 자본에 투자를 받은 데 이어 당근마켓도 최대 2조원에 육박하는 몸값으로 외국계 기관을 중심으로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무신사와 당근마켓 등 제2의 쿠팡 신화를 노리는 스타트업의 투자를 국내 기관보다 외국계가 주도하는 양상이 펼쳐지면서 ‘K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을 외국 자본이 키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진단도 나온다.





16일 무신사는 중국계 벤처캐피탈(VC)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와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투자를 받으면서 평가받은 기업가치만 약 2조5,000억원 규모다.

무신사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거래액이 빠르게 늘어나며 최근에는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스타트업들이 주로 적자를 기록하는 것과 반대로 무신사는 매년 흑자를 기록하며 성장 중이다. 무신사는 2019년 11월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에게 2,000억원 규모 투자를 받으며 2조3,000억원 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1년 사이 몸값만 2,000억원 뛴 것이다.

무신사는 이번에 유치한 자금을 물류 시스템 확장에 쓸 예정이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유니콘 중 드물게 흑자를 내는 무신사가 계속해서 투자를 받는 이유는 대규모 자금이 드는 물류 시스템 때문"이라며 "무신사의 물류 시스템 구축을 위해 외국계 자본이 거액의 자금을 투자하면서 무신사의 몸값도 계속 치솟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기반 플랫폼 스타트업 당근마켓도 최근 외국계 기관투자가들과 투자 유치 협상을 하면서 시장에서 논의 중인 기업가치만 최대 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투자를 받을 때만 해도 기업가치는 3,000억원 수준이었다.

외국계 VC 관계자는 "당근마켓이 해외 진출을 조건으로 투자 유치를 진행 하면서 논의되는 기업가치 수준도 2조원 대로 치솟고 있다"며 "국내 모바일 서비스 기준으로 봐도 매우 높은 이용자 수를 가지고 있고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초만 해도 당근마켓 이용자 수는 600만명 수준이었는데 올 초엔 1,500만명까지 육박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 유동성 증가와 함께 전통 산업이 디지털, 비대면으로 빠르게 바뀌면서 관련 스타트업 몸값도 폭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기업가치를 받아줄 수 있는 곳은 결국 외국계 기관밖에 없는 상황이라 결국 외국 자본이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을 이끌어 가는 양상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 미국 상장을 검토 중인 마켓컬리 역시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 힐하우스 등 중국계 주주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 상장 신화를 쓴 쿠팡의 경우 천문학적인 누적적자에도 불구하고 수조원의 자금을 선뜻 수혈할 수 있었던 곳이 일본의 비전펀드였다는 점을 들어 우리 투자 시장 토양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쿠팡의 뉴욕증시 데뷔로 한국 유니콘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국내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유치가 이전보다 한결 쉬워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VC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산업은행이 국내 대형 스타트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민간 기관투자가들은 아직 수천억원 규모 투자를 하는 것이 다소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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