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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12개월째 마이너스…60대 제외 전연령층 '고용 한파'

■통계청 '2월 고용동향'

취업자 47만명↓… 환란후 최장 감소세

음식점 등 대면서비스업 고용악화 심화

실업자도 135만명 넘어 역대 최다

홍남기 부총리 "고용 어려움 완화…

3월 개선세 이어질것" 장밋빛 전망


취업자가 1년 내내 줄어들며 2월 고용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고용은 공공 일자리가 재개된 덕에 60대 이상만 찔끔 회복했을 뿐 나머지 연령대는 모두 취업자가 감소했다. 재정 일자리로 3월부터는 고용에도 봄바람이 불 것이라고 정부는 전망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급격하게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체감할 수 있는 고용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동향에 따르면 2월 취업자 수는 2,636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7만 3,000명 줄었다. 지난해 3월 이후 12개월째 마이너스가 이어지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를 겪었던 지난 1998년 1월에서 1999년 4월까지 16개월 연속 줄어든 후 최장 기간 감소세를 나타냈다. 그나마 세금이 투입된 재정 일자리가 다시 재개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한 영향으로 100만 명 가까운 일자리가 증발했던 1월(-98만 2,000명)보다는 위축 폭이 덜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숙박 및 음식점업(-23만 2,000명)과 도매 및 소매업(-19만 4,000명) 등 대면 서비스업은 여전히 고용 사정이 악화 일로다. 고용 취약층인 임시 근로자(-31만 7,000명)와 일용근로자(-8만 명)에도 찬바람이 계속 불고 있다. 반면 정부 일자리 사업 관련 업종인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과 공공 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업 취업자는 각각 9만 1,000명, 3만 8,000명 증가했다.



연령별로 봐도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취업자가 줄었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올 1월 공공 일자리 공백 여파로 1만 5,000명 감소했지만 2월에는 노인 일자리 효과로 21만 2,000명 늘었다. 30대(-23만 8,000명 )와 40대(-16만 6,000명), 50대(-13만 9,000명), 20대(-10만 6,000명) 모두 10만 명 이상씩 취업자가 급감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1.4%포인트 떨어진 58.6%로 2월 기준 2013년(57.5%)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았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은 산업의 흐름을 뒤따라가는 만큼 코로나19의 유행이 끝나고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 기업들이 채용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재정 일자리의 영향으로 지표만 좋아보일 뿐”이라고 밝혔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20만 1,000명 증가한 135만 3,000명을 기록했다. 2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청년층 확장 실업률(고용 보조 지표3)은 3.7%포인트 상승한 26.8%로 2월 기준 최고치다. 채용 중단 등으로 취업 포기가 늘며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쉬었음’을 택한 인구 역시 257만 3,000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1만 6,000명 증가했다. 구직 단념자도 75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만 8,000명 늘었다. 취업 의지를 잃은 이들 만성적 실직 인구는 312만 명으로 올 1월 사상 최초로 300만 명을 돌파한 뒤 2개월째 이를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월 고용 시장의 어려움이 눈에 띄게 완화된 모습”이라며 “3월에도 고용 지표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예상보다 쇼크로 나왔던 1월보다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는 데 안도하는 것이다. 3월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던 기저효과로 인해 어느 정도 개선될 수밖에 없다. 아직은 거리 두기가 본격 강화됐던 12월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장밋빛’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고용 회복세가 아니라 나쁜 상태가 이어지는 상태에서 지표상의 착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비교적 안정적인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 취업자는 2만 7,000명 줄어 지난해 3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고 고용 여건이 나빠져 거리 두기가 완화되더라도 자영업자들은 곧장 직원 채용에 나서지는 않는 모습이 나타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졸자 취업도 대기업에서 거의 문을 닫아놓았고 양질의 민간 일자리는 전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주 52시간 근로 등으로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있어 이익이 늘어나도 획기적으로 민간 일자리가 창출될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세종=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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