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일상의 변화가 1년을 넘어가고 있다. 부단한 K방역의 노력이 없었다면 일상의 변화를 넘어 생존마저 위협받았을 것이다. 현대사에서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처음은 아니지만 코로나19는 디지털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상과 기술에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 일상에 큰 변화가 초래된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가속화시킨 일상 속에 스며든 디지털·정보통신 기술은 무엇일까. 다양한 플랫폼 관련 기술, 언제 어디서나 플랫폼과 온라인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모바일 네트워크 기술, 산업의 디지털화 산물인 데이터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사회와 산업 환경에서 큰 폭의 디지털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다.
이 중 대표적 플랫폼 기술의 하나인 클라우드 기술의 변화에 주목할 만하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IT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기술뿐 아니라 독자적인 클라우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클라우드 산업은 정보통신 기술의 ‘인프라’ 역할에서부터 개인이나 기업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비즈니스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클라우드 플랫폼이라는 용어가 더 적합하다.
코로나19 상황은 전형적인 온라인 쇼핑이나 게임,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뿐만 아니라 배달, 모빌리티, 중계, 예약 등 다양한 온라인·비대면 서비스를 일상으로 가져왔다. 이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의 확대를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클라우드 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상황인 지난해에도 계속 성장했으며, 성장이 가속화된 올해에는 클라우드 지출이 18% 정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클라우드 기업도 2015년 353개에서 2019년 1,142개로 늘었고, 시장 규모도 4,284억 원에서 1조 2,000억 원으로 연평균 17.9%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 클라우드 산업의 커다란 변화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확대와 다양한 산업으로의 확산이다. 코로나로 재택근무와 온라인·비대면 서비스가 긴급하게 요구되면서 IT 솔루션의 구축·납품 과정 없이 준비된 서비스를 곧바로 채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SaaS 방식이 가치를 발휘한 것이다. 클라우드 플랫폼 위에서 제공되는 SaaS의 성장은 클라우드 인프라를 포함, 클라우드 산업 전체에 성장을 가져왔다. 또 클라우드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매출 증대 이외에도 서비스 포트폴리오 다양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클라우드 산업에서 또 다른 변화의 특징은 디지털 전환이 늦었다고 여겨지던 제조·유통·의료·금융·교육·문화·도시 등의 산업에도 클라우드 플랫폼 활용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코로나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온라인 개학은 전화위복으로 국내 교육 산업의 디지털 전환 및 클라우드 활용을 그 어떤 산업 영역보다 빠르게 확산시킨 결과로 이어졌다. 과거에는 없었던 전 세계적 감염병 확산에 대한 사회적 대응의 일환으로 디지털·정보통신 기술이 그 역할을 수행하고, 특히 즉각적으로 사용 가능하고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가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한국 클라우드 산업도 한 단계 도약하고 있다.
클라우드 플랫폼은 국가적인 디지털 뉴딜 정책, 디지털 경제로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시도와 사업에서 기술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된다. 클라우드 산업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국산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와 기술이 디지털 뉴딜의 성공에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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