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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는 페북 소감문, 美는 세줄 입장문…옐런과 첫 대화 어땠나

홍남기, 美옐런과 첫 통화…"확장적 재정·통화정책 지속"

동맹 중요성, 일본에는 '강조' 한국에는 '재확인'

日에는 '협력 준비돼 있다' vs 韓 '강력한 의지 전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전화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기획재정부




재닛 옐런 재무장관/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통화로 조 바이든 정부 이후 첫 한미 재무장관 간 양자 대화를 열었다. 두 재무장관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 및 기후변화 대응 등을 위한 양국 간 경제·금융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옐런 장관 취임 이후 인사를 나눈 재무장관은 홍 경제부총리가 13번째다.

이번 대화에 대해 한미 재무 당국의 반응은 달랐다. 기재부는 두 페이지의 보도 자료를 내고 홍 부총리가 페이스북 게시물까지 올렸으나 미 재무부는 단 세 문장으로 통화를 언급했다. 내용으로 볼때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의 통화와 비교해 비슷하면서도 미묘한 차이가 감지된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취약 계층을 보호하고 경제를 신속히 복구하기 위해서는 확장적 기조의 재정·통화 정책이 당분간 지속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 (옐런 장관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저소득 국가의 경제 회복 지원을 위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일반 배분이 필요하다는 점에도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재무부는 홍 부총리와의 통화를 아소 부총리 때와 마찬가지로 단 세 문장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옐런 장관과 아소 부총리의 통화는 지난달 초 이뤄져 우리와 약 한 달 반의 시차가 난다. 아소 부총리와의 통화에서는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underscored)’고 했으나 홍 부총리와의 통화에서는 ‘재확인(reaffirmed)’한다고만 언급한 것도 차이점이다.

다만 협력에 있어서는 홍 부총리와의 통화에 더 힘이 실렸다. 아소 부총리와의 통화에서는 경제·금융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전달(conveyed her intention)’했지만 홍 부총리와의 통화에서는 ‘기꺼이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emphasized her readiness)’한 것이 대표적이다. 양자 간, 다자간 협력에 있어서도 아소 부총리에게는 ‘준비돼 있음을 전달(conveyed her readiness)’했으나 홍 부총리에게는 ‘강력한 의지를 전달(conveyed her strong intention)’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국에 기울고 있는 한국 정부에 대한 미 재무 당국의 경고를 담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단순한 표현의 차이가 아니라는 점은 다른 아시아 국가 재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드러난다. 미국 재무부는 동맹국이 아닌 인도네시아 재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양자 간, 다자간 협력에 대한 ‘의지를 전달했다(conveyed her intention)’고만 언급했다. 한국·일본과의 통화에 쓴 것보다 느슨한 표현이다.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국인 인도와는 공통된 우선순위 해결을 위한 양자 간, 다자간 협력을 ‘고대한다(looks forward to)’고 적었다.

양국은 기후변화 등과 관련해 주요 20개국(G20)과 IMF 등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옐런 장관과 인사를 나누다 보니 ‘처음 만났으나 오래된 친구처럼 친밀하다’는 뜻의 ‘일면여구’라는 말이 떠올랐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한미 경제·금융 협력 및 글로벌 정책 공조 현안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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