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사기 논란’이 불거진 미국 수소 트럭업체 니콜라 지분 절반을 매각한다. 지분 매각으로 2,000억원 가량을 확보해 수소 등 성장 동력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지분율을 낮추더라도 니콜라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는 지속할 방침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지난 2018년 니콜라 투자를 위해 설립한 그린니콜라홀딩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니콜라 주식을 최대 1,106만주 매각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한화가 보유한 전체 니콜라 지분의 절반 가량이다. 지분 매각 기간은 오는 6월부터 6개월로 예고했다. 이날 종가인 주당 16.39달러를 적용하면 전체 매각 금액은 1억8,136만 달러(한화 2,036억원)다. 다만 매각 규모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게 한화 설명이다.
한화는 니콜라가 상장되기 전인 지난 2018년 주당 4.5달러에 총 1,164만주를 매입했다. 전체 투자금액은 1억 달러 정도였다. 지난해 6월 니콜라가 우회 상장을 하는 과정에서 보유 주식 수는 2,213만주로 늘었다. 현재 지분율은 5.8% 수준이다. 한화의 한 관계자는 “매각 대금으로 수소와 에너지 유관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수소 생태계 확장이라는 본연의 목표는 그대로다”고 설명했다. 니콜라와 전략적 협력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니콜라는 지난해 6월 상장 첫날 33.75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대박을 터뜨렸다. ‘제2의 테슬라’로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는 한때 8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공매도 전문기관인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는 사기’라는 보고서를 내며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이 곧바로 사임했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사기 혐의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말에는 제너럴모터스(GM)가 니콜라 지분 인수 계획을 취소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