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이 1조3천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이용률이 크게 뛰면서 3년 만에 최고 실적을 냈다.
반면 한국전력[015760]의 나머지 5개 발전자회사는 탈석탄 정책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 소폭 이익을 내거나 적자를 면치 못했다.
18일 한수원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8% 증가한 1조3천1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1조3천972억원) 이후 최고 실적이다.
한수원의 영업이익이 많이 늘어난 것은 원전 이용률이 지난해 75.3%로, 전년의 70.6%보다 4.7%포인트 상승한 덕분이다.
원전 이용률은 2014~2015년 85%대였으나, 2016년 79.7%에서 2017년 71.2%로 하락했고, 2018년에는 65.9%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한수원의 영업이익도 2018년 1조1천456억원, 2019년에는 7천830억원으로 감소했다.
원전 이용률이 상승한 것은 철판 부식 등 부실이 발생한 원전에 대해 실시했던 보수공사가 단계적으로 마무리된 데 따른 것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전력판매량이 증가했고, 전력 판매단가도 상승해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의 평균 전력판매단가는 2019년 kWh당 60.14원에서 지난해 60.87원으로 1.2% 올랐고, 이 기간 판매량은 14만3천157GWh에서 15만6천988 GWh로 9.7% 늘었다.
한수원은 별도 기준으로도 1조3천38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모회사인 한국전력의 영업이익 2조7천851억 원(별도기준)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전과 한수원의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지만, 화력발전 위주인 나머지 발전회사들의 실적은 신통치 못했다.
한전에 따르면 별도기준으로 남동발전은 1천74억원 적자를 냈다. 동서발전과 서부발전도 각각 817억원, 6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남부발전은 6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다만 중부발전은 액화천연가스(LNG) 가동률 증가와 LNG 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1천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발전자회사들의 실적 악화는 정부의 탈석탄 정책과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 전력 도매가격(SMP) 하락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5개 발전자회사는 올해도 총 1조3천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동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발전 5사가 연초 각 이사회에 보고한 예산운영계획에 따르면 남동발전은 3천500억원, 중부발전은 2천633억원, 남부발전은 2천521억원, 동서발전은 2천460억원, 서부발전은 2천3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종=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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