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저자이자 진보 경제학자인 우석훈 성결대 교수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문제에 대해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도 LH는 해체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이라고 하는 등 사회 문제 전반에 대해 입을 열었다.
우 교수는 19일 오전 안민정책포럼이 비대면으로 개최한 금요조찬세미나에서 ‘리셋 대한민국’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리셋 대한민국은 우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국민의힘 김세연 전 의원과 함께 낸 대담집이다. 이날 우 교수는 책에 대한 소개와 함께 청년·부동산·교육·환경·노동 등 사회 각 분야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우 교수는 LH를 해체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2009년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를 통합할 때부터 LH를 공룡 조직으로 만들면 은밀한 거래가 생겼을 때 아무도 못 막는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한국전력공사도 7~8개 회사로 나눠서 하고 있는데 전력보다 더 복잡한 하우징(주택 산업) 문제를 LH 하나 놓고 하라는 것은 너무 안이하다”고 꼬집었다.
LH 해체를 언급했다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을 바꾼 현 정부도 지적했다. 우 교수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처음에 LH를 해제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가 보존해야 한다고 어조가 바뀌었는데 LH는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도 해체가 맞다”며 “당장 손이 급하다고 조금 뜯어고친 다음 좀 더 감시를 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 교수는 LH를 해체한 뒤 기능별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적 개발 등 공적인 업무는 국토교통부가 직접 맡아서 진행하고 임대사업, 정비사업 등을 각 기능별로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우 교수는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보면서 준연방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며 “최소로 잡아도 10조 원 이상이 들어가는 사업인데 이 돈을 지방자치단체에 주고 지역 발전을 위해 써보라고 하면 과연 공항을 지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해공항이 가진 문제만큼 복합한 문제가 가덕도 신공항에도 있는데 지금은 사업이 불투명한 상태로 예타를 받을 수 있는 상태도 아니다”라며 “지역 현안은 바텀업(bottom up)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탑다운(top down)으로 하는 과정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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