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유망 미래 기술로 주목받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산업이 3차원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로 새로운 부흥기를 맞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VR·AR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VR·AR 하드웨어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5세대(5G) 통신 기술 등 관련 인프라의 발달과 더불어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2015~2016년 당시 4차 산업혁명 수혜주로 꼽혔던 VR·AR 산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점차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아지고 가격, 무게, 어지럼증 등의 문제점이 개선되면서 본격적인 상용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선보인 확장현실(X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가 대표적. 퀘스트2는 출시 3개월 만에 100만 대 이상이 팔리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SK텔레콤과 협력해 40만 원대로 국내에 출시된 퀘스트2는 3일 만에 1만여 대가 팔려나갔다.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2’는 AR 기기 시장에서 기술력을 내세워 승부수를 던졌다. 삼성전자와 애플도 AR 글라스(안경) 시장에 뛰어든다. 애플은 내년에 VR·AR 헤드셋을, 2025년에 AR 안경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삼성전자의 AR 안경 시제품으로 추정되는 뿔테 선글라스 형태의 제품이 담긴 영상이 트위터에서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VR·AR 기기는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물론 의료, 제조, 건축 등 산업 전반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는 브라질 의료진이 프랑스와 미국의 의료진과 실시간 협업하며 홀로렌즈를 이용해 관절경 수술을 진행한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공격적인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등은 VR 게임사, 스튜디오 등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스타트업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인크래프트 개발사 ‘모장’ 인수, 페이스북의 뇌과학 스타트업 ‘컨트롤-랩스’ 인수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VR·AR 기기가 대중화되지 못했던 이유들이 메타버스 활성화로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며 “VR·AR 기기가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시장을 형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지현 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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