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유료멤버십·렌터카·차량관리로 영역을 확장하며 모빌리티 시장 지배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4월로 예정된 우버와 SK텔레콤의 합작사 ‘우티(UT)’의 공식 출범에 앞서 가맹 택시 시장의 경쟁자들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택시 기사들을 상대로 월 9만9,000원의 카카오T ‘프로 멤버십’을 도입했다. 멤버십에 가입하면 원하는 목적지로 향하는 콜을 잡아주고, 인근 콜 수요를 지도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선택형 부가 상품”이라고 설명하지만, 택시 기사들에겐 이렇다 할 선택권이 없다는 평가다. 우버와 마카롱(KST모빌리티) 가맹 기사들도 카카오T를 겸용하는 탓에 ‘손님 확보’를 위해선 멤버십 가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택시 호출 앱 시장에서 카카오T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이러한 이유로 2만 명을 선착순 모집한 프로 멤버십은 출시 사흘만에 정원이 찼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우버, KST모빌리티, VCNC(타다) 등 가맹 택시 사업자들에게 카카오T 사용에 관한 ‘협의’에 나서자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최근 행보가 UT를 겨냥하고 있다고 본다. 유료 멤버십과 카카오 T 사용에 관한 협의 등을 통해 카카오T 영향력 강화와 이를 통한 UT로의 이탈을 막겠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기사 확보가 시급한 UT를 고사시키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후발주자인 UT가 기사 확보가 급한 만큼 UT의 본격적인 런칭에 앞서 압박 정책을 내놨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UT에 뒤쳐지는 내비게이션 앱 경쟁력 확보에도 열심이다. 내비게이션 앱 시장 점유율은 T맵 55%, 카카오내비 20%선으로 추정된다. UT가 T맵 내비게이션 점유율과 기술력에서 강점을 보이는 만큼 이를 견제하기 위한 행보다. 이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현대캐피탈의 렌터카 중계 서비스 ‘딜카’를 80억 원 가량에 인수했다. 카카오내비를 기반으로 렌터카 중계 서비스는 물론 차량 공유 서비스까지 나서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지난 18일엔 카카오내비 ‘내 차 관리’에 출장 세차, 오일·배터리 교환 등이 가능한 불스원 차량 관리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UT는 대규모 투자금 유치로 ‘쩐의 전쟁’에도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7년 TPG 등에게 5,000억 원을 유치한 데 이어 최근 칼라일에게 2,200억 원가량을 투자 받았다. UT는 우버·SK텔레콤이 1,700억 원가량을 투자했고, 최근 사모펀드를 통해 4,000억 원의 투자를 추가 확보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점유율 확대를 위한 ‘군자금’ 확보”라며 “현재 점유율을 지키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자율주행 택시 등 미래사업을 위해 모빌리티 시장 진출이 필수적인 SK텔레콤간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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