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K-바이오’가 주목받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계가 일자리 창출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주요 제약·바이오 업계는 진단키트, 바이오시밀러 등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도 적극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설 예정이다.
24일 지난해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한 제약·바이오 기업 9곳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전체 직원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만6,633명으로 2019년 대비 4.1%(648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1조원을 달성한 11개 제약·바이오 업체 중 직원수가 135명에 불과해 비교분석이 어려운 셀트리온(068270)헬스케어와 제약사업부를 매각해 직원수가 일시적으로 감소한 한국콜마는 제외했다.
가장 공격적인 채용에 나선 곳은 씨젠으로 지난해 직원 수를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314명에 불과했던 직원이 지난해 616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씨젠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출도 크게 늘었으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채용을 진행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도 3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며 “연구개발 분야 인력들을 위주로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첫 1조원을 돌파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도 인력을 11.6% 늘렸다. 직원 수는 지난 2019년 2,587명에서 지난해 2.886명으로 299명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7년 가동을 시작한 3공장의 가동률을 지난해 50%까지 끌어올린데다, 오는 2023년이면 4공장 가동을 시작하는 만큼 앞으로도 인력을 더 늘릴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매년 수백명씩 채용하다 보니 임직원 평균 연령이 29세 수준”이라며서 “당분간은 이 정도 신규 채용이 이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과 광동제약은 지난해 나란히 2.2%의 인력 증가율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의 직원수는 2019년 2,111명에서 지난해 2,158명으로, 광동제약은 999명에서 1,021명으로 늘었다. 이밖에도 유한양행(000100)이 2.1%(2019년 1,816명→2020년 1,855명), 녹십자가 1.8%(2,040명→2,076명), 종근당(185750)이 1.2%(2,243명→2,270명) 증가율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업계가 코로나19 와중에도 적극적으로 고용에 나선 것은 진단키트 수출, 글로벌 백신 위탁 생산 등으로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덕분"이라며 “지난해 특수를 누리며 투자여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올해도 채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1조 클럽 중 대웅제약(069620)과 한미약품(128940)은 지난해 전년 대비 직원이 줄었다. 전년 대비 대웅제약은 3.3%(49명), 한미약품은 3.1%(75명) 감소했다. 이 회사들은 "최근 각 부서별로 수시 채용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시적으로 인원이 감소한 것”이라면서 “신규 채용은 기존대로 연 2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