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건축은 아파트 단지부터 공공 건축, 사옥, 박물관, 신도시 등 다양한 건축물과 공간을 디자인·설계하고 있다. 지난해 건축문화대상 대상을 수상한 국회소통관 외에도 서울시 건축상을 수상한 국립항공박물관이나 넥센 사옥인 더넥센유니버시티 등이 모두 해안건축의 작품이다.
해안건축을 이끌고 있는 김태만(사진) 대표는 “자연과 건물의 경계가 허물어진 건축이 좋은 건축이라는 게 저와 해안의 지향점”이라며 “정 붙이고, 가고 싶고, 살고 싶은 게 건축의 본질인데, 그러려면 언제나 주변 환경과 어우러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변 경관과 상관없이 건물만 돋보이게 짓거나 외부와 단절된 폐쇄적인 건물을 짓는 방식을 ‘서양적 건축 철학’으로 규명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건물과 외부 환경의 어울림을 중시하는 이른바 ‘동양적 건축 철학’이 확산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테라스 등 외부 공간과의 연결이 주목받고 있지만 사실 코로나19를 떠나 사회는 발전할수록 성숙함과 편안함이라는 가치를 추구하게 된다”며 “주말 농장이나 반려견, 캠핑 등 자연이나 동물, 주변과 교감하려는 시도가 점점 늘어나는게 대표적이다. 건축물도 같은 맥락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지금은 건물 설계도 코딩으로, 건축도 3D프린터로 하는 시대가 됐지만 건축의 지향점은 여전히 자연과의 어우러짐”이라고 말했다. 그가 설계한 건축물에 빈 공간(보이드)이나 뜰·중정·연못 등의 요소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이와 관련, 녹색 건축 인증이 단열이나 재생에너지 비중 등 절전 기술로만 평가받는 방식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말 그대로 건물 내 녹화 비율 등도 녹색 건축의 개념으로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테면 공개 공지의 녹화가 잘 이뤄졌을 때 이를 녹색 건축으로 인정해준다면 더 많은 이들이 공지에 나무를 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녹색 건축물이 늘수록 먼지 흡착, 시민들의 정서적 안정 등 사회적 이익은 분명 커진다”며 “자연 친화적인 건물을 짓는 노력이 개인의 투자 차원을 넘어 제도권으로 흡수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3기 신도시 중 고양창릉에 대한 도시 디자인에도 관여하고 있는 김 대표는 “신도시에도 자연과의 조화를 구현할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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