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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6병' 팔린 테라…카스 아성 깨나

지난해 가정시장 성장률 120%

출시 2년만에 누적판매 16억병

코로나 뚫고 맥주 1위 등극 노려

오비, 카스 리뉴얼 등으로 맞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각종 업계 후발주자들의 손발을 묶어 선두의 지위가 공고해지는 현상이 펼쳐지고 있지만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이 같은 공식을 깨고 맥주 시장 1위 카스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형 마케팅이 어려워져 초기의 돌풍이 누그러졌을 것이란 업계의 예상을 벗어나는 모습이다.

25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테라가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 16억 5,000만병을 돌파했다. 이는 1초에 26병을 판매한 꼴이며 역대 브랜드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흥 주류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는 분위기에서도 테라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테라는 출시 최단 기간 100만 상자 출고 기록을 시작으로 100일 만에 1억 병, 1년 만에 누적 6억 8,000만병을 판매하며 국내 맥주 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출시 2년 차 성적은 누적 16억 병 이상을 판매하며 출시 첫 해 대비 105% 이상 증가했다.

특히 테라 성장세에서 주목하는 것은 가정 시장으로 번지는 속도다. 주류 시장은 대개 수도권 유흥 시장에서 변화가 감지된 후 지방과 가정 시장으로 변화가 확산된다. 맥주의 경우 개인의 취향이 이미 반영된 기호 식품으로 유흥에서 가정으로 번지는 속도가 2~3년 정도 걸리는데, 코로나19로 '혼술·홈술'이 일상화되면서 오히려 가정 시장으로 변화가 퍼지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테라는 지난해 유흥 시장에서 2019년 대비 78% 판매량이 증가했고 같은 기간 가정 시장에서는 120%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유흥 시장에서의 돌풍이 지방 상권, 가정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설명이다. 증권가와 주류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 여의도와 강남 등 일부 핵심 상권의 유흥 채널에서는 테라 점유율(중병 기준)이 최대 70%까지 올라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라의 인기에 하이트진로 실적도 대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19년 영업이익 882억 원, 순이익은 424억 원으로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1,746억 원, 순이익 역시 1,005억 원에 달한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국내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위해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상반기 중에는 테러 제품 체험 공간을 마련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다음 달부터 캔, 병, 페트병 등 재활용품 수거를 활성화하는 캠페인에 나선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테라 출시 2주년 기념 소비자 경품도 만들었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상무는 "테라 출시 3년 차를 맞아 차별화된 다양한 활동으로 맥주 시장 판도를 뒤집어 1위 탈환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맥주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테라의 돌풍과 카스의 수성 시도다. 하이트진로는 1993년 ‘지하 150m 100% 천연 암반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시한 신제품 하이트의 돌풍에 힘입어 1996년 하이트 맥주로 오비맥주를 누르고 맥주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후 2012년에는 오비맥주에 역전 당했다. 테라의 기세에 국내 맥주 시장은 10년 주기로 시장 1위가 바뀐다는 국내 주류 업계의 '10년 주기설'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오비맥주는 투명 병으로 카스를 리뉴얼한 올 뉴 카스와 테라와 같은 녹색 병의 한맥을 통해 테라의 돌풍을 잠재우겠다는 계획이다. 60%에 달하던 카스 점유율이 테라 돌풍으로 50% 선까지 내려갔지만 올 뉴 카스와 한맥을 통해 ‘초격차’를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테라와의 일전의 선봉에는 올 뉴 카스가 선다. 올 뉴 카스는 테라의 녹색 병에 대항해 투명 병을 채택했다. 투명 병으로 카스 특유의 신선함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 박형윤 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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